반대의견 묵살하고 실무협의까지 진행된 직제개편... 법무부 "이틀 줄테니 檢의견 내라"

김명진 기자
입력 2020.01.14 21:25
법무부가 14일 대검찰청에 오는 16일까지 직제 개편과 관련된 검찰의 의견을 제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별개로 법무부는 행정안전부와 이날부터 실무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작 직제 개편의 대상이 되는 검찰 측 의견을 듣기 전에 조직 개편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추미애 법무장관이 지난 10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건물을 나서며 환하게 웃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법무부와 대검에 대한 취재를 종합하면, 대검 기획조정부는 지난해부터 직접 수사 부서가 설치된 전국 일선 검찰청에 부서 존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취합해 왔다고 한다. 취합 결과 대다수 부서들이 "수사 역량 유지를 위해서는 직접 수사 부서를 축소해선 안 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법무부는 전날 전국 직접 수사 부서 41곳 중 13곳을 형사·공판부로 전환하는 내용이 담긴 검찰 직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서울중앙지검의 반부패수사부 2곳과 공공수사부 1곳도 이에 포함됐다.

대검이 취합해 둔 의견은 듣지 않고 먼저 개편안을 공개한 뒤, 이튿날에서야 대검에 의견을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대검 관계자는 "14일 오후 정식 공문이 접수됐다. 검토 후 충실히 의견을 낼 것"이라고 했다. 검찰 내부에선 "검찰 의견이 직제 개편안(案)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법무부가 대검에 의견을 보내라고 요구한 시한보다 이틀 앞선 이날 행안부와 정부 직제 개편을 놓고 실무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 8일 단행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안에 이어 또 다시 검찰을 ‘패싱’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검은 그간 수집한 일선청 직접 수사 부서의 의견 등을 토대로 대검 간부 회의에서 법무부에 어떤 입장을 전할지 논의할 예정이다.

검찰 직제 개편은 대통령령인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 사항이다. 법무부는 오는 21일 국무회의 안건으로 개정령안을 상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무부는 검찰 직제 개편 직후 차·부장급 검찰 중간 간부 인사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검사 인사 규정' 상 검찰 중간 간부의 최소 보직기간은 1년이다. 하지만 직제 개편이 이뤄질 땐 예외다. 이 경우 현재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과 우리들병원 특혜 대출 의혹 사건 등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 라인 등에도 대규모 변동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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