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이란 反정부 시위...경제 위기에 "정권 붕괴 임박" 주장도

김송이 기자
입력 2020.01.14 15:33 수정 2020.01.14 16:51

이란 반(反)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이란 정권의 붕괴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란 정권이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시켰다고 뒤늦게 시인하면서 3일째 시위대가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13일(현지 시각) 미 CNBC는 제임스 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인용, "현재 이란 정권은 지난 1979년 이슬람공화국 수립 이래 가장 취약한 상황"이라며 "솔레이마니 사망과 여객기 추락, 국민들의 불안이 결합하면서 붕괴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일간 이란에서는 수천명의 시민들이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 일부 시위대는 실탄과 최루탄을 사용하는 이란 보안군에 맞서며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의 적은 미국이며, 바로 여기(이란)에도 있다"라고 구호를 외쳤다.

시위가 확산되면서 이란 정부는 총기까지 동원해 진압에 나섰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란 정부가 테헤란의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실탄을 발사했고,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목격자를 인용해 13일 보도했다. 로나크라는 이름의 시위대원은 가디언 인터뷰에서 "최루 가스 총격이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기침을 하며 울부 짖었다"라며 "시위대가 도망을 감에도 보안군은 총격을 멈추지 않았다"고 했다.

존스 전 보좌관은 시위 격화의 원인으로 ‘경제상황 악화’를 꼽았다. 수년 간 악화돼 온 이란 경제상황에 여객기 격추까지 겹치며 정부에 대한 반감이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이란 시민들이 11일(현지 시각) 수도 테헤란에서 여객기를 격추시킨 이란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2018년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핵협정(포괄적공동행동계획, JCPOA)을 탈퇴한 후 이란을 향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이란 경제는 갈수록 흔들리고 있다. 이란 정부 통계에 의하면, 인플레이션율은 40%를 넘었고, 2019~2020년 회계연도에서 이란 경제 규모가 8% 이상 줄어들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미국의 제재로 이란의 경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정부의 제재는 이란의 국제 시장 접근을 단절시켜 경제를 약화시키고 있다"며 "밀수 길마저 막혀 지난해 12월 이란의 석유수출량은 ‘0’에 가까웠다"고 전했다. 세계은행은 이란의 젊은이 4명 중 1명이 실직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일부 보안 당국자들은 이란 내 내부 불만이 정권 붕괴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중동 문제 고문이었던 두 명은 "이란의 가장 큰 위험은 이란 사람들"이라며 "이란 정권이 현재의 위기를 막을 수 없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란에서는 지난해 11월에도 반정부 시위가 거세게 벌어졌다. 당시 경제난이 가중되던 때 이란 정부가 휘발유 가격을 50% 인상하고 구매량을 한달 60리터로 제한한다고 발표하며 시위가 격화됐다.




3일의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