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으로 찍은 중국 설날 축하 영화, 중국인 울렸다

베이징=김남희 특파원
입력 2020.01.14 15:01 수정 2020.01.14 16:44
미국 아이폰 제조사 애플이 중국 최대 명절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기념해 만든 단편영화가 중국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애플은 2018년부터 중국의 새해 명절을 축하하는 특별 영상을 매년 제작해 중국인과 중국 언론에서 호의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1일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 웨이보 계정에 ‘딸(女兒)’이란 제목의 7분 30초 분량 영화를 공개했다. 영화는 중국 남서부 충칭에서 노란 택시를 운전하는 여성 택시 운전사의 이야기를 그렸다. 중국 배우 저우 쉰이 택시 운전사를 연기했다.

영화에서 어린 딸을 홀로 키우는 싱글맘인 저우 쉰은 자신의 엄마와 갈등을 빚다 딸을 데리고 엄마 집을 떠난다. 이후 뒷좌석에 딸을 태운 채 택시를 몰며 돈을 번다. 비가 쏟아지는 춘제 전날 밤, 저우 쉰은 택시를 향해 손을 흔드는 손님을 태운다. 엄마였다. 딸이 좋아하는 만두를 만들어 길거리에 서있는 택시 안을 들여다보며 딸을 찾던 엄마와 딸, 손녀는 늦은 밤 택시 안에서 재회한다.

미국 애플이 중국 새해 명절인 춘제(설)를 기념해 만든 단편영화 ‘딸’의 한 장면. /애플
쿡 CEO는 웨이보에 영화를 공유하며 "가족의 힘과 사랑보다 더 특별하고 오래 지속되는 것은 없다"는 글을 남겼다. 영상은 14일 낮 12시(중국 시각) 기준 조회수 360만 건, 공유 1만4700건을 기록하며 관심을 끌었다. 영상을 본 웨이보 사용자들은 주로 감동적인 이야기란 평을 올리고 있다.

영화는 애플이 지난해 9월 출시한 스마트폰 ‘아이폰11 프로’로 촬영됐다. 애플은 2018년부터 아이폰으로 촬영한 중국 춘제 기념 단편영화를 공개해 왔다. 2018년엔 ‘아이폰 X(텐)’으로 촬영한 ‘3분(三分鐘)’이란 제목의 영화를, 2019년엔 ‘아이폰 XS’로 촬영한 ‘통(一個桶)’이란 제목의 영화를 제작했다. 올해 영화를 맡은 미국 영화감독 시어도어 멜피는 12일 상하이에서 열린 영화 공개 행사에서 "아이폰11 프로는 스토리텔링을 위한 아주 멋진 도구로, 새로운 것들을 시도할 수 있게 해줬다"고 했다.

춘제는 도시로 떠난 자녀가 고향으로 돌아가 온가족이 함께 모이는 특별한 날이다. 올해 중국 춘제는 한국 설날과 같은 25일로, 1월 24~30일이 춘제 연휴로 지정됐다. 애플은 중국인에게 춘제가 얼마나 중요한 날인지 이해하고 중국인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마케팅을 한다는 평을 받는다. 제품을 과하게 홍보하지 않으면서도 아이폰 카메라로 이렇게 아름다운 영상을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조용히 알린다는 것이다.

미국 애플이 중국 새해 명절인 춘제(설)를 기념해 만든 단편영화 ‘딸’의 한 장면. /애플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애플이 섬세하고 문화적으로 세심한 스토리텔링으로 중국에서 찬사를 받고 있다"고 평했고 차이나데일리는 "애플이 감동적인 이야기와 영상으로 중국인의 공감을 불러냈다"고 했다.

애플은 가장 최근 모델인 아이폰11 출시 후 중국에서 다시 활기를 되찾는 분위기다. 중국 정부기관 중국신통원의 집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아이폰 320만 대를 판매했다. 이는 2018년 12월(270만 대) 대비 18% 증가한 수치다.

애플은 중국인의 ‘애국’ 소비로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최근 몇 년간 중국 시장에서 고전했다. 이에 할부 판매 방식을 도입하고 가격을 할인하는 전략으로 중국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영상은 조선닷컴에 있는 기사 안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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