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간 박원순 “2022년까지 한미 군사훈련 잠정중단해야”

이윤정 기자
입력 2020.01.14 13:36
미국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13일(현지시각) "2022년까지 한미 군사훈련을 잠정적으로 중단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박 시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미국외교협회(CFR)에서 열린 좌담회에 초청받아 '평화를 향한 서울의 전진'을 주제로 연설했다. 미국외교협회는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책 싱크탱크다. 한국 인사 중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 정몽준 전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문재인 대통령이 이곳 회원들을 상대로 연설했다. 박 시장이 이 자리에 서는 것은 2014년에 이어 두 번째다.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13일(현지시각) 외교안보 분야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 초청 좌담회에서 연설하고 있다./연합뉴스
박 시장은 "올해 7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하계올림픽의 평화적 개최를 위해 지금부터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기간까지 한반도 일대에서 북한과 한미 정부 모두에게 군사훈련을 포함한 일체의 긴장고조와 적대 행위들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기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2032년 서울-평양 공동 올림픽 유치'를 군사훈련 중단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는 "서울-평양 올림픽 유치 결정은 2021∼2022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공동 개최를 위해서는 지금 당장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좌담회에 참석한 미국외교협회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박 시장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군사훈련 잠정 중단은 북미 협상에서 하나의 변화가 될 잠재력은 있으므로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미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에 대한 부작용도 언급했다. 그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5배 인상과 같은 과도한 요구는 한국 국민의 미국에 대한 반감을 키우는 요인"이라며 "미군의 한반도 주둔은 북한의 군사 행동을 견제하고 균형을 잡는 중요한 역할을 했고, 한국은 그 우산 아래 경제적 번영을 이룩했다. 그렇지만 그것은 미국의 전략적 이해에도 부합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굳건한 한미동맹을 위해서라도 분담금은 서로 납득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조정돼야 한다"며 "국가전략과 안보 기반은 양국 국민의 상호 신뢰와 지지 속에서 유지되고 담보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대북 제재는 수단일 뿐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지난해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으로부터 대북 인도적 지원 요청을 받고 100만달러를 공여했는데 WFP 계좌로 송금하려고 하니 미국의 대북 제재와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우려하는 국내 은행들이 송금을 거부했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인도적 지원, 스포츠 교류, 역사 (공동)발굴 등 어느 것 하나 발목 잡히지 않는 것이 없다"며 "미국 정부가 제재의 한계 속에 놓인 민간 교류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분명하게 나서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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