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만 봉쇄 전략 넘겠다" 美·日에 손내민 차이잉원 총통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입력 2020.01.14 03:00

안보는 美, 경제는 日과 협력

재선(再選)에 성공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미국·일본 인사들과 잇달아 만났다. 중국의 압력 속에서 미국과는 안보, 일본과는 경제 협력을 통해 중국의 봉쇄 전략을 뚫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차이잉원 총통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국·일본 측 인사들과 만난 사진을 올렸다. 그는 총통 선거 후 첫 일정으로 12일 윌리엄 크리스턴슨 미국재(在)대만협회(AIT) 사무처장을 만났다. AIT는 대만에서 미국 대사관 역할을 한다. 이어 일본대만교류협회 오하시 미쓰오 회장,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동생인 기시 노부오 일본 자민당 중의원 등과도 만났다. 이어 13일에는 중국에 비판적인 미국의 보수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 일행과 면담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국제 파트너들과 민주의 기쁨을 나눴다"며 "민주와 자유는 대만의 가장 귀한 자원이고, 대만과 국제 파트너들의 관계의 중요한 기초"라고 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대미 관계에 대해 "양자 동반자 관계에서 글로벌 협력 파트너로 격상됐다"며 "앞으로 대만과 미국은 글로벌 의제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지역 안보, 첨단기술산업 공급사슬, 민주주의 수호 분야에서 더 큰 공헌을 하겠다"고 밝혔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차이잉원 총통은 크리스턴슨 AIT 사무처장을 만난 자리에서 "양국 협력을 통해 자주국방 능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혀 미국산 무기 추가 구매도 시사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1979년 미·중 수교로 미국과 외교 관계가 끊어진 이후 대만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하는 등 미국과 관계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미 국방부는 작년 6월 발간한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에서 대만을 싱가포르, 뉴질랜드 등과 함께 '인도·태평양 지역의 민주 국가로서 신뢰할 수 있고 능력 있는 미국의 파트너'라고 했다. 미국 정부가 공식 문서에 대만을 국가로 표기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차이잉원 총통은 "관광과 외교 협력에서 일본은 우리의 아주 중요한 친구"라며 "올해 일본과 경제·문화·체육 영역에서 교류 협력을 강화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조선일보 A20면
3일의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