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호영 기자의 딴지 걸기] 반성한다더니 자화자찬만 한 '저널리즘 J'

손호영 기자
입력 2020.01.14 03:00
말 많던 KBS 미디어비평 프로 '저널리즘 토크쇼 J'가 12일 한 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한 달간 휴방기를 갖겠다며 두 회에 걸쳐 결산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한 해를 돌아보며 원 없이 칭찬받겠다"며 양승동 사장까지 출연시켰더군요.

첫 회에선 "더 센 비평의 시간, J를 비난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했습니다. 거센 논란이 일었던 '조국 옹호 보도' '편향성' 등에 대한 패널들의 자기 반성을 기대했습니다. 출연자 구성이 '친(親)정부적'이란 비판이 쏟아졌고, KBS 기자 스스로 "이 프로그램은 충분히 조국 장관한테 유리하게 방송되고 있다"고 꼬집었으니까요. 방송 초반 고정 패널로 활약한 최강욱 변호사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직행'한 게 우연일까요?

그러나 이날 방송은 자기비판보다 자화자찬 일색이었습니다. 첫 회에 나온 팩트체크 전문매체 기자는 "결과적으로 편파적이었다고 인식한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다수가 불편함을 느꼈다면, 제작진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패널들은 "저희는 조국 관련된 기사를 쓰는 그 내용에 대한 비판이지 조국에 대한 비판이나 지지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정세진), "비평이라는 건 결국 기준을 가져야 한다. 약간은 각이 진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강유정), "현재 정부는 비판하지 않고 과거 정부는 비판했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건 너무나 낮은 수준의 논리"(정준희)라고 말하더군요.

12일 방송한 KBS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 패널 최욱의 질문에 양승동 사장이 답변하는 모습. /KBS
화룡점정은 2회에 출연한 양승동 사장이 찍었습니다. 패널 최욱이 양 사장에게 묻습니다. "왜 기자 간담회에서 패널 구성이 편향됐다고 말씀하셨습니까? 나 그것 때문에 많이 삐졌어요." 양 사장이 답합니다. "제가 분명히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중략) 원론적으로 얘기했고 '저렇게 발언 취지를 왜곡하는구나' 저도 한 번 경험했습니다." 간담회장에선 보수적 패널도 필요하다는 취지의 지적에 "동의한다" "안타깝다"고 해 놓고선, "보수 언론이 왜곡했다"고 딴소리를 합니다.

MC 정세진이 "언론의 관행은 여러분이 바꿀 수 있습니다"란 말로 끝맺는 이 프로그램 말미엔 매번 이런 자막이 나옵니다. '이 프로그램은 여러분의 수신료로 만들었습니다.' 언론의 관행은커녕 현실 권력의 편에 서서 언론 본연의 사명을 잊게 하는 방송에 쓰이는 그 수신료에 배신감 느끼는 국민이 많다는 걸 KBS는 알아야 합니다.


조선일보 A23면
3일의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