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풀리고 또 부풀려라… 레드카펫 승자는 '왕 리본' '뽕 소매'

최보윤 기자
입력 2020.01.07 03:00

- 2020 골든글로브 시상식
제니퍼 로페즈 등 볼륨 살린 드레스 입어
몸매 곡선 강조한 복고 드레스도 귀환
알록달록 총천연색 의상들로 화려해져

5일(현지 시각) 열린 제7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의 '레드 카펫 승자'는 단연 퍼프였다. 마치 어깨에 풍선이라도 잔뜩 넣은 듯한 '벌룬 소매'. 이날 TV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은 올리비아 콜먼(더 크라운),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 후보였던 케이트 블란쳇(웨어 유 고, 버나뎃),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 출연한 다코타 패닝 등 할리우드 특급 스타 상당수가 어깨나 소매 단에 힘을 준 스타일을 선택했다.

2년 전 '미투(me too)'의 영향으로 마치 장례식장처럼 검은 드레스로 덮였던 레드카펫은 지난해 알록달록 총천연색 의상으로 레드카펫을 장식하더니 올해는 극적인 효과를 더했다. 풍성해진 소매, 얼굴을 뒤덮고도 남는 대형 리본을 비롯해 남성미와 여성미가 교차한 슈트 패션도 눈길을 끌었다. '복고' 물결 역시 레드카펫을 지나치지 않았다. 베라왕을 택한 스칼릿 조핸슨이나 블랙 디올 드레스의 제니퍼 애니스턴이 대표적. 어깨를 드러내고 몸매의 곡선을 강조한 1950~1960년대 전형적인 할리우드 클래식 스타일 드레스도 다시 돌아왔다.

이미지 크게보기
레드카펫을 물들인 별들. ①얼굴보다 더 큰 리본으로 장식된 드레스 차림의 배우 제니퍼 로페즈. ②디올 오트 쿠튀르 드레스로 우아함을 뽐낸 배우 헬렌 미렌. ③귀여운 퍼프 소매로 '베이비 요다'란 별칭을 얻은 조디 코머. ④에밀리아 윅스테드를 입은 올리비아 콜먼. ⑤'디즈니 공주'같다는 평을 들은 다코타 패닝. ⑥미우미우 드레스 차림의 벨 파울리. ⑦주름 장식으로 어깨를 강조한 케이트 블란쳇. /AFP 연합뉴스·EPA 연합뉴스·로이터 연합뉴스
◇퍼프 소매·대형 리본…올봄에 입을까?

디즈니 공주 옷 같은 '뽕 소매' 차림과 대형 포장지 같은 리본 디테일은 지난해부터 큰 인기를 얻은 스타일이다. 일상생활에서 드레스를 입는 건 부담스러운 탓에 블라우스로 응용해 입으면 여성미를 살리면서 우아해 보일 수 있다. 팔뚝이 굵어도 굴하지 않고 소화할 수 있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허슬러'로 여우 조연상 후보에 오른 제니퍼 로페즈가 택한 발렌티노의 오트 쿠튀르 드레스는 '포브스'에서 최고의 드레스로 꼽혔는데, 대형 리본 스타일은 이미 국내에도 블랙핑크 제니, 배우 김혜수 등이 입은 바 있다.

이번 레드카펫에선 바지 차림도 여럿 눈에 띄었다. 마고 로비가 선택한 샤넬의 점프 슈트나 조이 도이치의 펜디 점프 슈트 등이 대표적이다. 상의와 하의가 붙어 있는 점프슈트는 원래 작업복에서 탄생했지만, 상의가 화려할 경우 파티복으로도 응용할 수 있다.

◇디올, 펜디, 발렌티노…레드카펫은 걸어 다니는 명품 전시장

풍성한 붉은 드레스 자락을 휘날리며 우아한 발걸음을 옮긴 배우 헬렌 미렌은 디올 오트 쿠튀르의 오프숄더 드레스를 선택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백발과 어우러져 더욱 돋보인 해리 윈스턴 주얼리 가격만 약 400만달러(46억8000만원). 다코타 패닝, 샬리즈 세런, 제니퍼 애니스턴을 비롯해 이날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은 아콰피나도 디올을 택했다. 제니퍼 로페즈와 '믿을 수 없는 이야기'로 골든글로브 후보에 처음 지명된 케이틀린 디버는 발렌티노 쿠튀르 드레스로 눈길을 끌었고, 귀네스 팰트로는 펜디를, 루니 마라는 지방시 쿠튀르를 택했다.

커스틴 던스트가 택한 로다르테나 리스 위더스푼의 롤랑 무레같이 전통적으로 드레스에 강한 디자이너들뿐만 아니라 신진 드레스 디자이너의 활약도 돋보였다. 올리비아 콜먼은 영국 디자이너 에밀리아 윅스테드 드레스와 쇼파드의 7캐럿 다이아몬드 주얼리로 멋을 냈고, 케이트 블란쳇과 조디 코머는 그리스 출신 영국 디자이너 마리 카트란주의 독특한 스타일 드레스를 선택해 화제가 됐다. TV드라마 '킬링 이브'를 통해 차세대 스타로 뜬 조디 코머는 독특한 퍼프 소매 디자인 덕에 소셜미디어에서 '베이비 요다'라는 별명으로 전 세계 팬들에게 또다시 각인됐다.


조선일보 A22면
3일의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