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4년 前 '경미하다'던 조국 석사 논문 표절 추가 의혹에 재조사

박소정 기자
입력 2019.12.12 13:57 수정 2019.12.12 15:51
서울대 연구진실성위, 조국 석·박사 논문 표절 의혹 본조사 착수
4년 前 ‘연구부적절 행위’ 판단 석사 논문, 추가 표절 의혹 재조사
"석사논문, 日 법학자 6명의 논문 10편 단순히 직역해 짜깁기" 추가 의혹
곽상도 의원, 국감서 "박사 논문도 6개의 다른 논문서 50군데 표절 의혹"

서울대가 최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로 복직한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의 석·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본조사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서울대는 앞서 조 전 장관의 석사 논문에 대해 ‘연구 부적절 행위’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지만 최근 추가 표절 의혹이 제기되자 4년 만에 또다시 본조사에 나섰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석사 논문인 ‘소비에트 사회주의 법·형법 이론의 형성과 전개에 관한 연구’. /박소정 기자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조 전 장관의 석·박사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예비 조사를 진행한 결과, 본조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서울대는 이날 조 전 장관의 석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제보한 미디어워치 산하 ‘연구진실성검증센터’에 본조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공문으로 전달했다. 미디어워치는 보수논객 변희재씨가 고문으로 있는 매체다.

서울대 관계자는 "공문을 발송한 것은 사실"이라며 "조사와 관련된 모든 내용은 규정에 의해 반드시 비밀로 유지돼야 하기 때문에 자세한 이야기는 해줄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연구진실성위는 연구진실성검증센터의 석사 학위 표절 의혹 제보 내용이 합당하다고 보고 지난 10월 8일 예비조사에 착수했다. 예비조사는 본조사에 들어가기 전 표절 의혹에 대해 임시 조사하는 단계를 말한다. 예비조사 결과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본조사위원회를 꾸려 최대 120일 동안 조사한다.

연구진실성위는 본조사위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연구 부정행위 여부를 판정하고, 필요할 경우 총장에게 징계 등을 요청할 수 있다. 본조사는 모두 비공개로 진행된다.

앞서 연구진실성검증센터는 지난 9월 6일 "조 전 장관의 석사논문 ‘소비에트 사회주의법, 형법이론의 형성과 전개에 관한 연구’가 적절한 인용부호나 출처 표기 없이 일본 문헌의 문장 50여개와 문단을 그대로 베껴 사용했다"며 서울대에 표절 의혹을 제보했다.

2015년 6월 26일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조국 서울대 교수의 석사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연구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연구부적절행위가 일부 발견됐다”고 했다. /서울대 제공
조 전 장관의 석사 논문은 2013년에도 국내 문헌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서울대는 2년 뒤인 2015년 "조 후보자가 석사 논문을 쓰면서 참고 문헌 6개를 부당하게 인용 및 활용했다고 판단했다"면서도 "연구윤리 위반의 정도가 경미하며, (표절 등) 연구부정 행위가 아니고 한 단계 낮은 ‘연구부적절 행위’에 해당한다"고 결론냈다. 대부분 ‘2차 문헌 표절’이라고 불리는 재인용 표절인 경우가 많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재인용 표절은 원 문헌을 직접 인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이미 인용한 2차 문헌의 내용을 가져다 쓰면서 마치 원 문헌을 직접 보고 쓴 것처럼 가장하는 것을 말한다.

미디어워치 산하 ‘연구진실성검증센터’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석사 논문의 일본 문헌 표절 의혹을 제시한 부분들 중 일부. 위 사진은 카즈오 아마노(天野和夫)의 ‘마르크스주의법학강좌(マルクス主義法學講座)’(1978)를 그대로 직역해 사용했다는 점을 지적한 내용이다. /연구진실성검증센터 제공
이번에 새로 제기된 표절 의혹은 국내 문헌이 아닌 일본 문헌들을 그대로 직역, 번역했다는 것이다. 조 전 장관이 일본의 법학자 나카야마 켄이치(中山硏一), 후지타 이사무(藤田勇), 우에다 간(上田寬) 등 6명의 10개 논문을 단순히 번역해 짜깁기해 썼다는 의혹이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는 조 전 장관의 석사 논문 외에도 박사 논문 표절 의혹도 본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앞서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조 전 장관의 박사 논문이 6개의 다른 논문에서 50군데를 표절한 의혹이 2013년부터 제기됐는데, 서울대가 조사 착수조차 하지 않았다"며 서울대에 표절 조사를 요구했다.

문제가 된 조 전 장관의 박사 학위 논문은 1997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로스쿨에 제출했던 것이다. 곽 의원은 당시 "조 전 장관의 박사 논문은 영국 옥스퍼드대 갤리건 교수 논문에서 다수 문장을 베꼈고, (미국 인디애나대 로스쿨) 브래들리 교수의 독일어 판결문을 요약한 부분을 또 베꼈다"고 했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당시 국감에서 "국감에서 나온 문제이기 때문에 연구진실성위에 한 번 검토해 달라고 얘기할 수 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일의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