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공소장 놓고 검·법 충돌…"부당 결정"vs. "퇴정 요청한다"

오경묵 기자
입력 2019.12.10 17:16 수정 2019.12.10 18:00
검찰, 일시·장소 등 구체화해 공소장 변경 신청
法 "원래 공소사실과 다르다…허락할 수 없어"
검찰, 별도 기소할 듯…'기형적' 재판 불가피

조국 전 법무장관의 부인 정경심씨. /뉴시스
조국 전 법무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표창장 위조 혐의에 대한 공소장 변경 여부를 놓고 법원과 검찰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허가하지 않겠다고 했다. 검찰이 강하게 반발하자 재판부는 "자꾸 그러시면 퇴정을 요청할 것"이라며 경고했다.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24호 법정.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송인권) 심리로 정씨에 대한 3차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핵심 쟁점은 정씨의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 위조 혐의를 놓고 검찰이 신청한 공소장 변경을 재판부가 허가하는지였다.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범과 범행 일시, 장소, 방법, 목적 등이 동일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은 "문건을 위조했다는 하나의 사실로 공소했고, 범행 일시·장소 등 일부만 변경해 신청한 것인데, 불허한 재판부 결정은 부당한 측면이 있다"며 "불허 취지를 자세히 검토해 추가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했다.

법원과 검찰은 증거 관계를 놓고도 맞부딪혔다. 검찰이 추가 증거를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재판부는 "검찰 스스로 기존의 공소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변경을 신청했는데, 기존 공소사실 그대로 입증하겠다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검찰은 "사실관계는 동일하다"며 "그래서 증거를 제출하겠다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재판부는 "우리(재판부) 판단이 틀릴 수 있다. 하지만 검찰의 판단도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느냐"며 "재판부 지시 좀 따라달라"고 했다. 검찰이 반박하려하자 재판부는 법정 내 검사석을 향해 "자꾸 그러시면 퇴정을 요청할 것"이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사건기록 복사를 이유로 재판이 지연되자 "(재판을) 천천히 하는 것을 원하시면 (재판부도) 천천히 하겠다. 납득이 잘 안 돼서 그렇다"며 "기소된 이후 한 달을 그대로 보냈다"고 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기록 복사가 이번주까지 이뤄지지 않는다면 정씨에 대한 보석 청구를 검토할 수 있다고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해석이 엇갈린다. 하나의 행위에 대한 공소사실을 보강하기 위한 신청인 만큼 법원이 허가했어야 한다는 의견과 공범, 범죄 일시·장소 등이 모두 바뀐만큼 받아들이지 않은 결정이 타당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공소사실의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같다면 동일성이 있다고 봐야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며 "이번 사건도 '위조' 행위는 같은 만큼 법원이 허가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원이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다면 피고인이 방어해야 하는 지점이 완전히 바뀐다"며 "타당한 결정"이라고 했다.

재판부가 공소장 변경을 허가하지 않으면서 정씨의 표창장 위조 혐의 재판은 추가 기소된 입시비리 사건과 별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씨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에 대한 공소장을 추가로 제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의 범죄를 놓고 두 번 기소하는 것은 일사부재리 원칙을 벗어나는 것이지만, 재판부가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별도 기소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별도로 기소하더라도 첫 기소 사건은 공소를 취소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소장 변경을 허가하지 않은 재판부의 결정에 대해 항소심에서 다퉈보겠다는 것이다. 결국 '하나의 행위'를 놓고 두 가지 재판이 별개로 이뤄지는 기형적 상황이 불가피하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3일의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