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안보리 긴급소집… 北 ICBM 경고 나선다

윤희훈 기자
입력 2019.12.10 12:55 수정 2019.12.10 14:26
중·러 참여하는 안보리 회의서 대북 경고장 보낼 듯
美 전문가들 "동창리 발사장 중대 실험, 비핵화 외교 중단 의미"
美, 10일 지상 감시 정찰기 한반도 전개하며 대북 감시 강화

상업용 민간 위성 플래닛랩스에 포착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7~8일 모습. 엔진 추력 시험 이후인 8일(오른쪽 사진) 엔진 시험대 아래 지표면의 흙이 쓸려간 모습이 관측됐다. /플래닛랩스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과 같은 도발 확대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1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회의 소집을 9일(현지시각) 요구했다. 미국의 북한 관련 유엔 안보리 소집은 지난 2017년12월 북한의 화성-15형 발사에 대응해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를 채택한 회의 이후 2년만이다. 북한이 지난 7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로켓 엔진 실험으로 추정되는 시험을 하는 등 자신들이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에 맞춰 도발 수위를 높여가자 미국이 ICBM 발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북한의 ICBM 발사 징후를 포착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이 유엔 안보리 회의를 소집한 것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 궤도에서 이탈하려는 상황에서 국제 공조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의 우군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과 러시아도 안보리 회의 참석 대상이다.

북핵·미사일 관련해 열리는 이번 안보리 회의에서는 기존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재확인함과 동시에 최근 이어지고 있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초대형 방사포 실험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ICBM 발사가 아닌 인공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장거리 로켓을 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장거리 로켓 역시 '탄도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체'에 포함된다는 점을 확인하고 안보리 차원의 추가 제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 대변인은 "국무부는 유엔 미 대표부에 이번주 북한에 관한 유엔 안보리 논의 사항에 한반도의 최근 진행 상황에 대해 포괄적으로 업데이트된 내용을 포함할 것을 제안하도록 지시했다"며 "최근의 미사일 발사뿐 아니라 북한의 도발 확대 가능성까지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발표한 것을 비핵화 협상 중단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파괴하겠다'고 약속했던 '서해 동창리 발사장'에서 실험이 이뤄졌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애틀란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도 "북한의 이번 실험은 ICBM 기술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북한과의 비핵화 외교는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이 실제 ICBM을 쏘더라도 미국이 실제적인 대응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수잔 손튼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군사적인 대결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북한의 도발에 대한 미국의 선택지가 제한적이다"고 했다. 손튼 전 차관보는 "미국은 북핵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 연합 유지에 실패했다"면서 "대북제재에 비협조적인 중국과 러시아 때문에 미국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는 의미가 없다"고도 했다.

미국은 10일 지상 감시 정찰기를 한반도 상공에 전개하는 등 대북 감시를 이어갔다. 군용기 비행을 추적하는 사이트 '에어크래프트스폿'(AircraftSpots)에 따르면 이날 오전 미 공군 지상 감시 전략 정찰기 E-8C 조인트 스타즈(J-STARS)가 한반도 3만3000피트(약 10㎞) 상공에서 작전 비행을 했다.

지상 감시를 주 임무로 하는 E-8C 조인트 스타즈가 등장한 것은 동창리 등 북한 내 주요 지점에 대한 미군의 감시가 강화됐음을 보여준다. 이 기종은 250㎞ 이상 거리를 탐지하고 지상 표적 600여개를 동시에 추적 감시할 수 있다. E-8C 조인트 스타즈는 고도 9~12㎞ 상공에서도 북한군 해안포, 장사정포 진지, 전차부대 상황 등을 탐지할 수 있다.

미국은 지난 6일엔 RC-135S(코브라 볼)을 띄워 북한을 감시했다. 지난 5일엔 리벳 조인트(RC-135W)가 경기도 남부 상공 3만1000피트(9448.8m)를 비행했으며, 3일엔 조인트 스타즈가 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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