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도 안 받고 광화문 한복판 장례식… 좌파단체 일방 추진에 난감한 서울시

서유근 기자 이세영 기자
입력 2019.12.10 03:16

진보연대 의장 故오종렬 영결식 오늘 오전 진행하겠다고 밝혀
市 "일단 상황 지켜볼 것… 분향소 등 설치 땐 엄정 대응"

친북·좌파단체들이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NL(민족해방·범주체사상)계열 운동권 원로'로 통하는 오종렬(81·7일 사망)씨 장례식을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들은 광화문광장 이용에 필요한 신청서조차 내지 않아 서울시가 고민에 빠졌다.

한국진보연대는 7일 오씨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노동자, 농민, 빈민, 청년, 여성 등 민중과 함께 어깨 걸고 민주주의와 자주통일을 위한 연대운동에 평생을 헌신했다"고 오씨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영결식을 10일 오전 10시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교사 출신인 오씨는 1988년 전교조 전신인 전국교사협의회(전교협) 의장을 맡았고, 1989년 전교조 초대 광주지부장을 지내다가 구속 수감됐다. 1994년에는 이적단체인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광주전남본부 결성을 주도하고 이적 표현이 담긴 유인물을 10여 차례 제작·배포한 혐의로 2년 8개월간 수감됐다. 2002년 여중생 두 명이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이른바 '미선이·효순이 사건' 당시 '여중생 범대위' 대표를 맡아 각종 시위를 주도했다. 2008년에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공동대표로 폭력적인 '광우병 시위'를 주도하다 구속되기도 했다.

오씨에 대한 광화문광장 영결식은 원천적으로 불법이다.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광화문광장을 사용하려면 사용 희망 일자로부터 60~7일 전에 사용허가 신청서를 내야 한다. 게다가 서울시에 따르면, 진보연대는 9일 시청 업무 시간 종료 시까지도 광화문광장 사용허가 신청서를 제출조차 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분향소를 차린다거나 고정 시설물을 설치해 오랜 기간 광장을 점유한다면 계고장을 보내는 등 관련 법에 따라 엄정 대응할 것"이라면서도 "단순히 한두 시간 정도 노제를 지내고 떠난다면 시 차원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고 했다. 진보연대와 장례위원회 측은 불법 장례에 대한 본지 해명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조선일보 A14면
3일의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