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案대로 가면 대통령이 공수처장 임명… 한국당 "정권 하수인 돼"

안준용 기자
입력 2019.12.10 03:00

[與野 일단 휴전] 공수처법, 범여권은 거의 조율
국회가 견제 '권은희案'은 배제… 한국당 법안 막판 협상이 변수

선거법에 비해 큰 주목을 못 받았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의 경우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범여 군소 정당 간에 어느 정도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9일 민주당 핵심 관계자가 밝혔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 안(案)에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 안의 '기소심의위원회 설치' 부분을 일부 반영하는 식으로 조율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른미래당에선 여전히 반대 의견이 있지만, 민주당이 야당 의원들 의견을 개별적으로 물어 의결 정족수 148명 이상을 확보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한국당이 이날 패스트트랙 법안 협상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새로운 협상 상황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공수처법은 공수처 구성 등 세부적으론 군소 정당들과 이견이 크지만, 큰 틀에선 여권 내 큰 쟁점 없이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상황"이라고 했다. 민주당 등은 지난달 공수처 설치법 단일안의 초안은 마련했다. 공수처의 기소 권한과 관련해 '기소심의위를 구성하되 그 의견을 청취한 공수처 검사가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기소심의위를 구성해 기소 여부까지 결정토록 해야 한다'는 '권은희 안'보다 후퇴한 것이다. 기소심의위를 거쳐도 결국 공수처가 기소권을 갖는다는 점에서 '백혜련 안'과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공수처장 임명 방식도 '백혜련 안'대로 공수처장 추천위원회가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하고,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동의' 조항을 추가해 국회가 견제토록 한 '권은희 안' 내용은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민주당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담긴 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 개정안은 원안에서 큰 수정 없이 상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부여하고, 검찰은 기소권과 함께 일부 통제 권한을 갖도록 하는 내용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검경 간 쟁점이 많아 일단 최소한의 수정으로 통과부터 시킬 것"이라고 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최근 조국 사건과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등에서 드러났듯이 현 상태로 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들이 통과될 경우, 공수처와 경찰이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우려가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A3면
3일의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