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찍었다고 죽을 필요 뭐 있어? 구하라, 너무 약한거야"…고인 두 번 울린 아주대 교수의 말

장우정 기자
입력 2019.12.09 15:50
아주대 여성연대 소모임, ‘개인의 정신적 나약함’으로 치부한 교수 발언 비판
학교 측 "진상 조사"

"구하라, 나를 만났으면 걔 절대 안 죽었을 것 같아. 내가 걔를 좀 막 바꿨을 것 같아. 걔 너무 약한거야. 너무 남을 의식한 거잖아. XX이가 실수로 고등학교 때 동영상을 찍었는데, 약간 야한 동영상을 찍었다고 쳐. 그걸 다른 사람들이 봤어. 죽을 필요가 뭐 있냐? 나 같으면 이럴 것 같아. 어때? 보니까 어때? 내 몸 어때? 그러한 멘탈 갑을 가지라 이거야."

지난 25일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가수 구하라씨의 빈소 영정사진. /사진공동취재단
아주대학교 여성연대 소모임인 위아(W.I.A)가 교내 한 교수가 지난달 27일 수업 시간 학생들에게 한 말이라며 공론화한 발언 중 일부다. 24일 가수 구하라씨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지 고작 사흘이 흐른 시점이었다.

위아는 '고(故) 구하라의 죽음, 그리고 여성의 피해는 사적인 일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소셜미디어와 학교 곳곳에 공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위아 측은 불특정 다수에게 성적 대상화되는 경험을 한 고인의 문제를 '개인의 나약한 정신력 문제'로 치부한 것이 큰 문제라면서 사회문제인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가볍게 여기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본인이었다면 '보니까 어때? 내 몸 어때'라고 했을 거라는 말을 얹으며 고인을 2차 가해했다"며 "가해자의 범죄 행위를 정당화하고 여성이 피해자인 사건을 왜곡하고 사소한 일로 치부하는 발언"이라고 강조했다.

위아 측은 이번 교수의 발언과 관련해 전 교직원에게 성교육을 확대하고 더불어 학생에게도 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와 이에 동조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위아는 아주대 인권센터에 이런 상황을 보고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상황을 인지한 학교 측은 해당 교수 발언에 대한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학교 측은 문제로 삼은 발언 이외에 다른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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