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싸울 줄 안다" 5선 투쟁파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됐다

김명지 기자
입력 2019.12.09 11:21 수정 2019.12.09 13:52
한국당 비박 沈 52표로 당선...정책위의장은 협상전략통 친박 3선 김재원
투쟁력·협상력 갖춘 두사람 조합이 의원 표심 잡아

9일 오전 치러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국회부의장을 지낸 5선의 심재철(61·경기 안양 동안을) 의원이 당선됐다. 심 신임 원내대표의 정책위의장 파트너는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3선의 김재원(55·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의원이다. 강력한 대여 투쟁을 내건 심 원내대표와, 협상 전략통으로 꼽히는 김 정책위의장 조합이 의원들의 표심을 잡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황교안 대표는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새 원내대표의 조건으로 투쟁력과 협상력을 꼽았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9일 20대 국회 마지막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심 의원이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강석호·김선동·유기준 의원 등과 함께 경선을 벌여 2차 결선투표 끝에 당선됐다. 한국당 의원 108명 중 106명이 참여한 이날 선거에서 심 의원은 1차 투표에서 39표로 가장 많은 득표를 했다. 이어 2차 결선 투표에서 강석호·김선동 의원과 재대결을 벌어 52표를 얻어 승리했다.

심 원내대표는 비박(非朴)계 출신 중진으로 "싸워본 사람이 싸울 줄 안다"며 강력한 대여(對與) 투쟁을 내걸었다. 그는 기획재정부 산하 한국재정정보원의 재정정보시스템에 접속해 청와대 업무추진비 내역 등을 공개하면서 고발당하는 등 현 정권과 정면 충돌한 강성 투쟁파로 꼽힌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심 의원은 민주당 이해찬 대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1980년 서울의 봄'을 둘러싼 진실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대선 때는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특혜 채용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최근에는 친문(親文) 실세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우리들병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가 지난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퇴진을 요구하며 삭발했을 때 심 원내대표도 삭발을 했다.

심 원내대표 당선에는 김재원 정책위의장도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친박 핵심 출신인 김 의장은 현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과 연계한 선거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강행 처리 저지를 위한 대여 비밀 협상을 김 의원이 맡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대구·경북(TK) 친박 핵심 출신으로 황 대표 취임 후 전략적 조언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선거법·공수처법 처리 등 비상 국면에서 심재철의 강한 투쟁력과 김재원의 주도면밀한 협상력에 대한 의원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의장은 이날 정견발표에서 "'국정원 자금 여론조사'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을 때 '욕실에 노끈을 넣어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때는) 망설이지 않으려고 했다"며 결의를 보이기도 했다.

김재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김 의원은 9일 열린 원내대표 경선에서 심재철 의원의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당선됐다./연합뉴스
심 원내대표는 경기 안양 동안을에서 16대 국회 이후 내리 5선을 했다. 한국당 의원 중에서는 드문 호남 출신으로 광주일고,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했다. 이명박 정부 때 주류 의원 모임이었던 '함께내일로' 좌장을 지낸 비박계 중진이다.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부의장을 지냈다. 80년 서울의 봄 때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중학교 영어교사, MBC 기자를 했다.

김 신임 정책위의장은 경북 의성 출신으로 대구 심인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31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국무총리실에서 근무하다가 3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서울지검 등에서 검사 생활을 했다. 17대 총선 때 한나라당 소속으로 당선됐고 18대 때는 '친박 공천 학살' 사태로 낙천하기도 했다. 이어 19대 때인 2017년 4월 보궐선거와 20대 때 당선됐다.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 정무수석을 지냈다.

심 원내대표는 선거법·공수처 대응 전략에 대해 "싸워본 사람이 싸울 줄 안다"며 강력한 대여 투쟁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황 대표가 지난 9월 삭발 투쟁에 나섰을 때 함께 삭발을 했다. 내년 4·15 총선 전략에 대해선 "민주당 세(勢)가 강한 경기 안양에서 5선을 한 경험을 믿어달라"고 했다. 보수통합에 대해선 "흡수통합이 원칙이지만,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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