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수사' 울산경찰 10여명 모두 검찰 소환조사 거부했다

울산=김주영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19.12.09 03:00

[드러나는 靑 선거개입]
검·경 갈등 갈수록 고조
靑 민정실행정관, 첩보 하달 후 황운하가 교체한 수사관에 전화

/연합뉴스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전후로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를 수사한 울산지방경찰청 경찰관 10여 명이 최근 검찰의 소환 조사에 불응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경찰이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원 A(1일 사망)씨 휴대폰을 가져오기 위해 두 차례 신청한 압수 수색 영장이 잇따라 기각되는 등 검경의 신경전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8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수사에 참여했던 울산지방경찰청 현직 경찰 10여 명에게 최근 소환 통보를 했으나 모두 불응했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일부 대상자는 서면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검찰 안팎에서는 경찰이 조직적으로 수사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경찰청은 "소환 불응과 관련해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며 "수사를 받고 말고는 개인의 선택"이라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재소환 통보 등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 김 전 시장에 관한 첩보가 청와대에서 경찰에 하달된 과정에 대해 검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청와대는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문모 당시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에게 김 전 시장 관련 첩보를 넘겼다는 취지로 해명한 바 있다. 또 검찰은 청와대 해명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7일과 8일 김 전 시장의 비서실장이었던 박모씨를 불러 사건 경위를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송 부시장이 김 전 시장 측근과 관련한 경찰 수사의 핵심 참고인이었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한편 검찰은 최근 청와대 민정수석실 소속 A 행정관이 작년 초 김기현 전 울산시장 사건을 수사하다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청장에 의해 교체된 수사팀원에게 직접 전화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출신인 A 행정관은 작년 말 정기 인사에서 총경으로 승진했다고 한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A 행정관은 작년 1월 초 당시 교체된 한 울산청 수사팀원에게 전화해 본인의 인사에 불만이 없는지 등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를 청와대가 이른바 '김기현 비위 첩보' 문건을 경찰에 하달한 시점인 2017년 12월 이후에도 계속 이 사건을 챙긴 정황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또 수사팀원들이 자신들이 교체된 이후 '김기현 첩보' 문건이 청와대에서 내려온 걸 알고 '기획 수사' 의혹 등을 외부에 말할 것을 염려해 무마 시도를 한 것일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조선일보 A6면
100주년 특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