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리 인선은 민노총이 좌지우지, '광주형 일자리'는 낙하산 일자리

입력 2019.12.07 03:18

총리 후보로 낙점됐던 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민노총과 참여연대 등의 반대로 인선이 미뤄지고 있다고 한다. 김 의원이 경제 관료 출신인 데다 친기업 성향이어서 '우리 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민주당 출신이고 대통령 지시를 그대로 이행하는 김 의원에게 친기업 성향이라고 하는 것도 맞지 않지만 민노총이 이제는 총리 인선까지 좌지우지하는 모습을 보니 '민노총의 나라'라는 것이 과장이라 할 수 없는 지경이다.

광주광역시가 현대차를 압박해 이른바 '광주형 일자리'라는 광주글로벌모터스를 세웠다. 큰 뜻이 없는 현대차를 억지로 팔을 비틀듯이 해 투자하게 하였다. 그렇다면 회사 성공을 위해 최고 인재를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모셔야 한다. 그런데 회장에 박광태 전 광주시장을 선임했다. 박 회장은 광주에서 국회의원을 세 번, 광주시장을 두 번 지낸 76세의 정치인 출신이다. 평생 기업을 경영하거나 기업체 간부로도 일해본 적이 없다. 이런 사람에게 좋은 자리 주려는 것이 광주형 일자리인가. 이것으로도 모자라 이번엔 경영지원본부장도 광주시 퇴직 공무원을 임명했다. 두 사람 모두 자동차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문외한이자, 전형적인 낙하산이다.

박 회장은 광주 시장 시절 업무추진비 카드로 생활비·골프비 등에 20억원을 쓴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 임원의 횡령·사익편취 혐의가 드러나면 1심 판결 전이라도 해임할 수 있게 하는 가이드라인을 추진 중인데, 광주시는 횡령죄를 저질러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을 첫 CEO에 앉혔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광주시가 1대 주주지만 현대차·광주은행 등의 민간자본이 700억원 넘게 투입된 자동차 기업이다. 광주시와 지역 정치권이 현대차로부터 반강제로 투자를 받아낼 때부터 논란을 불렀는데 아니나 다를까 결국 전직 정치인과 공무원 모시는 낙하산 공기업으로 전락시켰다.



조선일보 A31면
100주년 특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