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승 휠러, 1억달러 'FA 잭팟'… 14승 류현진도 대박?

이순흥 기자
입력 2019.12.06 03:28

휠러,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5년간 총 1억1800만달러 계약… 기존 전망보다 20%쯤 큰 규모
"류현진 등 비슷한 수준 선수들 연봉 규모도 올라갈 가능성"

'시장을 흔들어 놓은 계약.'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 닷컴'은 5일 한 FA(자유계약선수)의 소식을 전하며 이렇게 평가했다. 주인공은 우완 투수 잭 휠러(29). 2019 시즌까지 뉴욕 메츠에서 뛰었던 그는 내년부터 5년간 필라델피아 필리스 유니폼을 입는다. 총액 1억1800만달러(약 1400억원)를 받는 조건이다. 현지에선 "휠러의 계약이 류현진(32) 등 FA 시장에 나온 다른 선발투수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류현진도 '1억달러' 넘길까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선발투수는 게릿 콜(29)과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1)다. 6~7년 총액 2억달러 내외의 특급 계약을 맺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팀 입장에선 '차순위'에 눈이 쏠릴 수밖에 없다. 류현진, 매디슨 범가너(30), 댈러스 카이클(31) 등이다. 당초 휠러도 이 그룹에 포함됐다.

미 야구 전문 매체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앞서 휠러가 5년 1억달러 정도에 새 팀을 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실제론 그보다 20%쯤 큰 규모에 사인했다. 이에 따라 휠러 수준이라고 평가받는 투수들의 연봉 규모도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NBC스포츠는 "휠러 영입에 실패한 몇몇 구단이 그와 비슷한 능력을 지닌 선발투수에게 눈을 돌릴 것"이라고 전했다.

2019년만 따지면 류현진은 휠러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올해 LA 다저스에서 29경기에 선발 등판해 14승(5패)을 따냈다. 평균자책점(2.32) 부문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였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1위 표까지 받으며 제이컵 디그롬(뉴욕 메츠)에 이어 2위를 했다. 휠러는 31경기에 나서 11승8패(평균자책점 3.96)를 기록했다. 류현진이 더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음에도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나이와 부상 전력 때문이다. 내년이면 만 33세에 접어드는 류현진은 2015년 어깨 수술을 받고 2015~2016시즌 단 한 경기 출전에 그쳤다. NBC스포츠는 "내구성(durability)은 류현진의 걱정거리"라고 했다.

◇'코리안 몬스터'에 관심 커져

지난달 초만 해도 류현진에게 관심을 갖는 구단은 한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영입을 노리는 팀이 늘어나는 추세다. 원 소속팀 다저스는 물론 샌디에이고, LA에인절스, 텍사스, 미네소타, 뉴욕 양키스 등이 거론된다.

휠러가 FA 시장에서 빠져나가면서 당초 그를 노렸던 팀들이 '대체자' 류현진 영입으로 선회할 수도 있다. MLB네트워크는 5일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올해 사이영상 2위 류현진에게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카고 화이트 삭스, 신시내티 레즈도 후보군이다.

류현진의 행선지는 9일부터 열리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서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 머물고 있는 류현진은 곧 내년 시즌을 대비한 몸만들기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 4일 한 시상식에 참석한 그는 "(FA 협상과 관련해) 에이전트가 열심히 하고 있다. 알아서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A31면
3일의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