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한국당, 필리버스터 철회를" 예산심사 거부

안준용 기자 원선우 기자
입력 2019.12.03 03:33

한국당 "필리버스터 보장하면 민생 법안 함께 처리하겠다"

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 법안' 처리 문제로 국회가 파행하는 가운데 2일 민생 법안부터 우선 처리하는 이른바 '원 포인트 본회의' 개최 여부를 놓고도 여야(與野)가 대치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오른쪽)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박주민 최고위원.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민식이법(어린이교통안전법) 등 민생 경제 법안 처리를 위한 '원 포인트 본회의' 개최를 주장했다. '민생 법안 처리를 정쟁(政爭)의 도구로 삼는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을 의식해 '원 포인트 본회의'를 강조한 것이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에) 민식이법 선(先)처리를 이야기했다. 최소한의 법안(패스트트랙 관련 5개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만 보장하면 함께 (민생)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제안했다"며 "그러나 민주당은 묵묵부답으로 응하지 않고 '감성팔이'만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필리버스터부터 철회하라"며 여야 3당 간사 협의체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도 거부했다. 한국당이 원 포인트 본회의에서 민식이법 등 여론의 관심이 높은 일부 법안만 처리하고 필리버스터를 통한 '최대 지연작전'을 쓰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민식이법'을 비롯해 순수 비쟁점·민생 법안들을 원 포인트 본회의라도 열어 처리하자는 제안에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그 전제 조건은 아무것도 없어야 한다"고 했다. 필리버스터 완전 철회 없이는 원 포인트 본회의를 받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해찬 대표도 "한국당이 응하지 않으면 우리는 다른 길을 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한국당을 뺀 다른 야당들과 공조를 통해 정기국회 종료(12월 10일) 전 예산안을 처리하고, 이후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의 상정·처리까지 추진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9~10일쯤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처리하고 '패스트트랙' 법안 중 1건을 상정해 한국당 필리버스터 기간을 최소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후에는 이전 회기에서 필리버스터 대상이 된 법안은 바로 표결에 들어가야 한다는 국회법 규정을 이용해, 아주 짧은 기간으로 '임시국회'를 연속해 소집하면서 '패스트트랙' 법안 5건의 처리를 차례로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선일보 A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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