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정부때 문재인 민정실도 野지자체장 털었다"

원선우 기자
입력 2019.12.03 03:15

[靑 선거개입 의혹]
野 "2005년 아산시장 떡값 의혹… 사정비서관 휘하 감찰관이 조사… 백원우팀의 선거 개입과 판박이"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던 2005년, 민정수석실 하명(下命)으로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해 사찰(査察)을 했다는 주장이 2일 제기됐다. 이듬해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1년도 남겨두지 않은 시기에 행정부 감찰 대상이 아닌 선출직 공직자의 비위 의혹을 조사했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백원우 별동대'의 선거 개입과 판박이"라고 했다.

한국당 정유섭 의원이 입수한 '하명사건 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국무조정실 조사심의관실은 2005년 7월 당시 한나라당 소속 강희복 아산시장이 격려금·전별금 명목의 '떡값' 450만원을 검찰과 경찰에 전달했다는 비위 의혹을 조사했다. 국무조정실은 보고서에서 "대통령비서실에서 하명한 바 있는 전별금 수수 사실에 대한 경찰청장의 조사가 미진하므로 재조사했다"고 썼다. 당시 경찰은 강 시장 측이 해당 금액을 검경에 '떡값'으로 주지 않고 직원들 회식비로 썼다고 판단하고 '무혐의' 결론을 냈다. 그러나 국무조정실은 아산시 관계자와 음식점·주점 관계자 등을 조사해 영수증 등이 허위로 작성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 과정에서 정상적 사법 절차를 무시하고 '민간인 사찰'까지 했다는 것이 야당 지적이다. 국무조정실 감찰관들은 갈비집과 술집 업주와 종업원 등 민간인 6명을 '취조'한 뒤 지문 날인된 '자필 진술서'를 받았다. 정 의원은 "민간인들에 대해선 검경이 형사소송법에 따라 적법한 조사를 해야 맞았다"고 했다. 감찰관이 아산시 관계자를 취조하며 "그(구속) 결정은 우리 사정비서관님께서 하신다"고 말한 것도 녹취록을 통해 확인됐다. 당시 사정비서관은 신현수 전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으로,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 지휘를 받고 있었다. 신 전 실장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법률지원단장이었다. 당시 강 시장의 '떡값' 의혹은 검찰 자체 감찰에서 일부분 사실로 나타났지만 수사는 흐지부지됐다. 그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 재선했지만, 2012년 '저축은행 뇌물 사태'에 연루돼 구속,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조선일보 A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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