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면 인식·감시 카메라 국제표준 잠식 중

배준용 기자
입력 2019.12.03 03:00

가로등 감시영상 기능 등 표준화
아프리카·중동 시장 빠르게 침투

AI(인공지능) 감시 기술을 주도하는 중국의 기술 기업들이 안면 인식 및 감시 카메라 기술 분야의 국제 표준을 잠식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국내에서 안면 인식 등 각종 감시 기술을 활용해 '빅 브러더(big brother·정보 독점으로 사회를 통제하는 시스템)' 사회를 구축 중인 중국이 이 기술을 접목한 감시 시스템을 해외에 대거 수출하는 동시에 관련된 국제 표준을 중국에 맞추고 있는 것이다.

FT가 이동통신산업 분야 국제표준을 결정하는 UN 산하기관 국제이동통신연합(ITU)의 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해보니 화웨이를 비롯해 ZTE·다화·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기업들이 올 연말까지 이뤄지는 안면 인식 및 감시 카메라 기술 분야의 국제 표준 설정에 적극 참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령 거리의 밝기에 따라 가로등이 저절로 켜지고 꺼지는 스마트 가로등 기술 분야에서는 "스마트 가로등 설치 시 가로등에 영상 감시 기능을 탑재할 수 있다"는 ZTE와 차이나모바일의 제안이 지난 6월 국제표준으로 설정됐다.

200여개국이 속한 ITU의 국제 기술 표준은 보통 아프리카·중동·아시아 지역 개도국에서 많이 수용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유럽과 북미는 자체적인 기술 표준을 설정하지만 개도국들은 자체 표준을 설정할 자원과 기술이 없어 중국이 주도하는 ITU의 표준을 그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앙골라, 우간다 등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안면 인식 기술 및 감시 인프라가 급속히 확산하는 추세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최근 자국 보안 업체를 통해 요하네스버그에 중국 감시 카메라 업체 하이크비전의 안면 인식 폐쇄회로(CC)TV 1만5000여대를 설치했다. 우간다 정부도 지난 8월 "나라 전체에 화웨이의 안면 인식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이 국제 표준 선점과 해외 수출로 기술 경쟁력까지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령 아프리카에 안면 인식 시스템을 수출할 경우 인종 간 피부색 차이, 인종별 안면 인식 정확도 등을 향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짐바브웨에 진출한 중국 기업 '클라우드워크'는 짐바브웨 현지에 안면 인식 기술 인력을 육성해주는 조건으로 짐바브웨에서 수집된 안면 인식 정보를 제공받기로 계약을 맺었다.


조선일보 A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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