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윤의 뉴스를 입다] 진열대 티끌까지 잡아낸다… 꼼꼼함이 최고 부호의 비결

최보윤 기자
입력 2019.12.03 03:00

'LVMH'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

'럭셔리 황제'는 멈추지 않는다.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뉴욕의 자존심' 티파니를 품에 안은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 베르나르 아르노(70·사진) 회장이 광폭 행보의 1번 행선지로 '서울'을 낙점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업계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은 4일 서울을 찾아 일부 매장을 둘러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말 서울 청담동 루이비통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과 맞물려 한국을 찾은 아르노가 한 달여 만에 다시 방한 계획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DB
아르노 회장은 10여년 전부터 매년 한국을 찾아 백화점과 면세점 등 유통업체와 LVMH에 속한 플래그십 스토어 등을 돌며 '정기 점검'을 해왔다. 하지만 보통은 1년에 한 번, 많게는 대략 4월과 10월 상·하반기가 전부였다. 짧게 두 번은 매우 이례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번 '공식' 방문 때 예정보다 하루 빨리 한국을 떴고, 계획된 일정을 채우지 못해 다시 찾는 것으로 분석했다. 당시 미국 보석 브랜드 티파니를 향한 결전의 '막판 베팅'에 급히 떠난 것이란 해석이다.

아르노가 방한하면 한 달 전부터 LVMH 직원들은 바빠진다. '티끌 하나 보이지 않게' 매장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 한 관계자는 "매장 앞 길거리까지 눈에 거슬리는 게 없어야 할 정도"라고 했다. 아르노의 '꼼꼼함'이 실례로 드러난 건 티파니 매장에서다.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이 서울을 찾았을 때 '인수 예정이었던' 티파니 서울 매장을 찾았고, 진열대 유리에서 더러운 얼룩을 포착해 사진을 찍고는 직원들에게 "이것이 관리 실패의 증거"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아르노 회장은 WSJ에 "난 디테일을 본다"고 했다. 이제 티파니까지 손에 넣었으니 이번 방한 때 한결 더 의기양양해할 것 같다.

티파니 인수로 세계 최고 부호 자리를 넘보는 아르노 회장은 처음부터 '럭셔리 제국의 황제'는 아니었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건설·부동산업을 이어 경영했던 그가 럭셔리에 눈뜬 건 스물한 살 때 처음 미국 땅을 밟으면서. 미국 타임지에 따르면 당시 "프랑스 사람이군요"라고 말 거는 뉴욕 택시기사에게 "프랑스 대통령이 누군지 아느냐" 물었는데, "그게 누군진 몰라도 크리스티앙 디오르는 안다"는 말에 '이거다' 싶었단다. 이후 M&A에 모든 걸 쏟아부어 70개 넘는 브랜드의 주인이 됐다. 물론 가장 먼저 인수한 건 디오르였다.


조선일보 A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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