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필리버스터 철회부터" 한국당 "원포인트 본회의부터"

유병훈 기자
입력 2019.12.02 11:57 수정 2019.12.02 14:07
與 "한국당의 쿠데타, 자살폭탄테러"... 예산·법안 공조 처리 시사
한국당 "여당이 본회의 봉쇄, 예산 파행… 필리버스터 보장해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왼쪽)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연합뉴스
여야는 2일 예산안과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최 여부를 두고 거듭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를 열려면 자유한국당이 신청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부터 철회해야 한다고 한 반면, 한국당은 민주당과 문희상 국회의장이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서 법안을 처리한 후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법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일단 본회의가 열리면 한국당이 신청한 199개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채택되는 변수 때문에 공방을 이어간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을 "쿠데타" "자살 폭탄 테러"라고 규정하며 한국당이 이를 철회하지 않으면 다른 야당들과 함께 내년도 예산안과 일부 법안을 강행 처리할 수 있다고 했다. 이해찬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은) 국가 기능을 마음대로 하겠다는 쿠데타"라면서 "한국당에 더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한국당이) 필리버스터 신청을 공식 철회하고, 비쟁점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신청하지 않고 국회를 정상 운영하겠다고 공개 약속할 때에만 예산안과 법안을 한국당과 대화해서 해결해 나가겠다"며 "한국당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 국회 정상 운영을 강조하는 야당과 국회를 정상화해 예산안과 처리 가능한 민생 법안을 (오는 10일까지) 정기국회 내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199개 법안을 필리버스터해서 국회를 마비시키는 일은 그동안에 한 번도 없었다. 상식 이하"라며 "이런 식이면 199개의 임시국회를 열어야 한다는 얘기"라고도 했다. 민주당은 국회법상 필리버스터 안건은 다음 회기 때에야 표결에 부칠 수 있기 때문에 한국당의 필리버스터가 이뤄질 경우 임시국회 회기를 잘게 쪼개서 선거법 등을 순차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 여부에 대해 "한국당이 필리버스터 신청을 정식으로 공개적으로 취소해야 한다"며 "아울러 이후 같은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했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은) '신의 한수'가 아닌 '신의 악수(惡手)'"라면서 "무차별 총기난사, 무차별 폭탄테러, 결과적으로 자살 폭탄 테러가 된 웃지 못할 사건의 배경은 한국당이 국민 다수가 아닌 소수 기득권을 선택한 결과"라고 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당 현장 최고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반면 한국당은 이날 민주당의 국회 봉쇄로 '민식이법'을 비롯한 민생 법안들의 발목이 잡혀 있다면서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를 촉구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청와대 앞에서 열린 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와 여당은 불법적인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철회하고 양대 악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법)을 철회할 생각을 하기는커녕 더 큰 불법으로 맞서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불법 국회 봉쇄 3일차다. 하루빨리 통과돼야 할 민식이법, 각종 민생 법안이 여당의 국회 봉쇄 때문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며 "민식이법 통과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는데, 왜 여당은 아직도 묵묵부답이냐"고 했다. 그는 한국당은 민식이법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지 않았으며 민주당이 동의했으면 지난달 29일 본회의에서 민식이법이 통과됐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체 누가 그 본회의를 불법적으로 막았느냐. 바로 여당이다. 바로 문희상 국회의장"이라고 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이종배 간사를 비롯한 예산안조정소위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회견을 열어 "지금이라도 민주당은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의 민생과 국민, 나라를 위해 조건 없이 예산 협의에 즉시 복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안마저 정치적 공세 수단으로 이용해 심의를 거부했다"며 "민주당은 일요일인 어제(1일) 느닷없이 필리버스터 철회 없이는 예산안 심의를 거부하겠다며 간사 협의를 파행으로 몰고 갔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예산소위 위원들은 국회 회견에서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고 성실히 예산 협의를 해야 한다"고 했다. 전해철 민주당 예결위 간사는 "한국당이 협의에 응하지 않으면 (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의) '4+1 협의체'에 의해 예산을 (본회의에) 넘길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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