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진천역은 선사시대 박물관… 서울 안국역은 독립운동 역사관

강정미 기자
입력 2019.11.30 03:00
청동기시대 유물인 ‘붉은간토기’가 대구 진천역 3번 출입구 지붕에 박혀 있다. 실제보다 10배 가까운 크기와 색다른 아이디어로 선사시대 유물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달서구청
색다른 테마로 옷을 갈아입은 지하철역도 있다.

대구 1호선 진천역은 '거리 박물관'으로 변신했다. 지난 3월 대구 달서구가 진천역과 상화로, 월배로 등에 거리 박물관을 만들면서 선사시대 유물을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만날 수 있게 됐다. 거리 박물관에는 청동기 시대 유물인 붉은간토기와 대롱옥목걸이, 무문토기, 반달돌칼 등을 재현한 대형 전시물을 설치했다. 박물관과 문화재연구원 등 전문 기관의 도움을 받아 유물의 실제 모습을 구현하되 크기를 10배로 키우고 흥미로운 요소를 더했다. 진천역 3번 출입구에 설치된 대형 붉은간토기는 마치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 지붕에 일부가 박혀 있다. 대롱옥목걸이는 바로 옆 엘리베이터 모서리에 걸어둔 모양새다. 지하철역 내부 벽면에는 유물 발굴 장면을 재현한 평면 그래픽(래핑)을 트릭아트 형식으로 전시했다.

전시를 기획한 '광고 천재' 이제석씨는 "이 지역은 구석기~청동기 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선사 유물이 대거 발견된 사상 유례없는 곳으로, 하늘의 축복과 행운임을 알리고자 '로또 맞은 동네'라는 콘셉트로 기획했다"며 "땅속 깊이 잠들어 있는 역사가 땅 위로 나와 이 지역에 역동적인 생명력을 불어넣기를 바란다"고 했다. 진천역 일대는 구석기에서 청동기 시대에 이르는 유물이 다수 출토됐고, 선사유적공원과 선사시대로(路) 등이 조성돼 있다. 거리 박물관과 함께 떠나는 시간 여행이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서울 3호선 안국역은 독립운동 역사와 만나는 정거장으로 변신했다. 안국역은 3·1운동의 중심지이던 북촌과 인사동을 잇는 연결 거점이면서 인근에 여운형, 손병희 선생 등 독립운동가의 집터가 있는 곳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상하이 청사를 표현한 '100년 하늘문'(4번 출입구)을 시작으로 지하 2층에서는 독립운동가의 얼굴을 100초 동안 만날 수 있는 '100년 기둥'과 3·1운동과 민족사의 흐름을 구성한 '100년 강물', 헌법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100년 헌법' 등의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다. 승강장이 있는 지하 4층에선 독립운동가의 이름이 새겨진 '100년 걸상'과 스크린도어에 새겨진 독립운동가의 얼굴과 어록을 볼 수 있다.

부산 2호선 해운대역에선 바닷속 세상을 만난다.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지인 해운대해수욕장으로 통하는 지하철역답게 바다를 모티브로 한 아쿠아 테마 역사다. 지난 8월 씨라이프부산아쿠아리움과 함께 만든 아쿠아 테마 역사는 해운대해수욕장과 연결되는 1·3번 출입구를 중심으로 인어와 바다 생물이 있는 해저 이미지를 래핑하고, 미디어파사드로 역사 벽면에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을 생생하게 구현했다. 실제 촬영한 아쿠아리움 수족관 영상도 볼 수 있어 '지하철역 속 아쿠아리움'에 온 기분이다.
조선일보 B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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