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의 '기생충' 아카데미 작품상도?

황지윤 기자
입력 2019.11.29 03:01

NYT "외국어영화상은 물론 최고상인 작품상 후보 유력"

"'기생충'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는 물론이고 작품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뉴욕타임스(NYT)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내년 2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2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신생 스튜디오의 도움으로 박스 오피스를 놀라게 한 '기생충'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서다.

NYT는 특히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 네온(NEON)의 역할을 주목했다. 개봉 당시 상영관 3개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620개까지 늘어난 것, 작품상 유력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것에는 네온의 공이 컸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박소담이 "제시카 외동딸 일리노이 시카고"라고 노래하는 장면을 '제시카 징글'이라고 이름 붙여 소셜미디어로 전파시킨 것도 네온이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가능성이 미국 주요 언론을 통해 언급된 게 처음은 아니다. 버라이어티지가 최근 봉 감독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최초로 오스카 작품상 후보에 오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이후 여러 언론 매체가 "'기생충'이 아카데미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써왔다.

미 언론이 이토록 '기생충'에 호의적인 이유는 계급 갈등을 블랙 코미디로 풀어내 젊은 영화 팬들의 열광을 이끌어냈기 때문. 이들은 #봉하이브 #제시카징글 같은 해시태그를 달고 패러디를 만들거나, '짜파구리' 인증샷을 올리며 '기생충'을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한다. 영국 가디언은 이에 "'기생충'이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 제조기가 됐다"고 했다.

실제 수상 가능성에 대해선 그러나 의견이 엇갈린다. 지금껏 아카데미 역사상 외국어영화상과 작품상 후보에 동시에 오른 영화는 총 9편. 이중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인생은 아름다워' '와호장룡' '아무르' '로마' 등 4편은 모두 작품상은 받지 못했다. 할리우드리포터는 이에 "누구도 깨지 못한 전통을 '기생충'이 깰지도 모른다"고도 했다. 감독상 수상을 점치는 이들도 있다. 수상 전망 예측 매체인 골드더비는 '기생충'을 '아이리시맨'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결혼 이야기'에 이어 작품상 후보 4위, 감독상 후보에선 3위에 올려놓고 있다.


조선일보 A23면
효성 탄소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