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취중잡담] 차 밖에 에어백이, 사고로 인생 끝날뻔했던 청년이 만든 대박아이템

박유연 기자
입력 2019.11.27 06:00
차량 외부 에어백 개발
교통사고 경험을 아이디어로 연결
대기업 기술판매 추진

이제 대학 졸업반. 잘하면 세상을 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청년이 있다. 차량 외부 에어백을 개발하고 있는 제이온가드의 이희창 대표를 만났다.

◇차량 밖에서 터지는 에어백

제이온가드는 인공지능으로 사고 가능성을 예측해서 터지는 외부 에어백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1월 창업해 1년도 되지 않았다.

차량 하부에 설치해서 차량 외부를 감싸는 에어백이다. 에어백이 터지면, 순식간에 밑에서부터 위까지 부풀어 올라와 보호 부위를 덮는 방식이다. 차량 전면 하부에 달린 에어백이 터지면 차량 앞부분을 보호하고, 차 뒤쪽 하부 에어백이 터지면 트렁크 등 차량 뒷부분을 보호한다.

제이온가드 이희창 대표 / 디캠프 제공
-차체를 보호할 목적인가요?
"아뇨. 외부 에어백이 터진다고 해서 차체를 보호하긴 어렵습니다. 1차 완충장치 역할을 해서 내 차와 상대차 탑승자를 보호하는 게 목적입니다. 여기에 차량 내부 에어백이 2차 완충장치 역할을 하면 탑승자 충격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학교에 있는 실험장비를 동원해 충격 감소 시험을 해봤는데요. 사고시 외부 에어백이 터질 경우 탑승자에게 전해지는 충격이 3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차할 때나 사각지대에 다른 차가 들어올 때 경보음을 내는 자동차 센서를 활용했다. 다른 차량이나 물체에 부딪히기 전 속도와 거리를 감지해 에어백을 터뜨리는 것이다. "이를 테면 거리를 30초, 속도를 30km로 설정하면요. 30km 속도로 다른 물체에 30cm내로 접근하는 순간 에어백이 터집니다. 내가 가만히 있는데 다른 차가 달려오거나, 다른 차나 물체에 내가 달려갈 때 모두 작동합니다." 센서 작동 거리와 속도는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옆 차가 빠르게 지나가거나 좀 급하게 주차할 때 에어백이 터지지 않을까요?
"그런 일을 막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가능한 빠른 속도로 자료 수집 등을 통해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차가 갑자기 막히면서 급정거를 하거나, 다른 차가 근접해서 지나갈 때, 주차할 때 같은 경우가 위험 상황이 아니란 학습이 돼 있으면 에어백이 터지지 않습니다. 앞으로 인공지능 학습 정도가 제품 개발에 무척 중요합니다."

시제품 완성단계에 있다. "내년 3월이면 차량 부착이 가능한 제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외부 에어백 개발 모습 / 제이온가드 제공
◇고교 때 사고 경험, 군 생활 때 아이디어
고등학교 때 교통사고 경험이 있다. 택시 뒷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뒤에서 다른 차가 강하게 들이받은 사고였다. 충격에 앞으로 몸이 튀어 나가 앞유리에 얼굴을 부딪혔다. 얼굴이 이리저리 찢어지면서 3주나 입원하며 치료받았지만, 아직 입술 위와 눈 아래 흉터가 남아 있다. "어떻게 하면 교통사고 피해를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을까. 잊을만하면 머릿속을 맴도는 주제가 됐습니다."

신소재공학 전공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친구들이 일찍 취업 걱정을 할 때 사업만 생각했다. "할아버지부터 아버지, 삼촌, 고모까지 친가 쪽이 모두 사업을 하고 계신 데 영향을 받았습니다. 새로운 시도를 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게 재밌어 보였습니다. 나도 언젠가 사업해야겠다 늘 생각했습니다."

군입대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 구상을 했다. "저녁 일과시간이 남는데 뭘하고 보낼까 고민하다 사업 아이템 적는 노트를 마련했습니다." ‘드림노트’라고 이름도 붙였다. 불현듯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기록하고 스케치도 했다. "군 생활 내내 적었습니다. 모든 아이디어를 수시로 다듬고 보완했습니다."

그렇게 만든 40개 아이디어 가운데 하나가 외부 에어백이다.

-또 어떤 아이템이 있나요?
"다양합니다. 군대를 배경으로 한 게임도 있고, 공유작업실도 있어요. 공유작업실은 영샹 촬영이나 음성 녹음을 할 수 있는 작업실을 특색있게 만들어 놓고, 신청받아 쓰도록 하는 건데요. 언젠가 사업화 생각이 있습니다."

-드림노트는 지금도 하나요?
"그럼요. 다만 노트북에 합니다."

한 창엽경진대회에서 상을 받은 이희창 대표 / 제이온가드 제공
◇공원에서 실험 해보고 '되겠다'

제대하고 노트를 다시 들여다 봤다. 자연스레 어려서부터 주요 주제였던 교통사고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외부에어백에 손길이 갔다.

일단 말이 되는 구상인지 실험해 보기로 했다. 싸구려 중고차를 하나 사서 에어백과 센서를 떼어냈다. 센서에 물건이 접근하면 에어백이 터지도록 프로그래밍한 뒤, 집 근처 공원의 한적한 시간대에 찾아가 실험을 해봤다. "손이나 물건이 빠른 속도로 센서에 접근할 때 에어백이 터지는지 본 거죠. 되더라구요. 펑하는 소리와 함께 신나게 터진 거죠. 그길로 개발을 결심했습니다."

지난 7월 사업자를 내고, 정부의 한 사업 공모전에서 뽑혀 5000여 만원 자금 지원을 받았다. ‘모라이’란 기업에서 인공지능 관련 프로그램 기술 지원도 받았다. 곧 아이템 구상을 마친 뒤 본격 개발을 위한 직원 모으기에 돌입했다. 인공지능 분야 전문가가 가장 필요했다. 인공지능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 참여할 사람을 찾는 글을 올렸다. 그렇게 5명이 모였고 지금은 3명이 남아 있다. "저를 빼면 각자 원래 하시던 일이 있었어요. 휴직 등 형태로 중단하고 개발에 올인하고 계십니다. 저도 이제 마지막 학기라 전념이 가능합니다. 저희 모두 꼭 성공시키자는 일념으로 똘똘 뭉쳐 있습니다."




정부 창업경진대회에서 수상한 제이온가드 이희창 대표 / 제이온가드 제공
◇대기업 기술 판매 추진

-남은 과정이 뭔가요.
"내년 3월 시제품이 나오는대로 자동차 회사나 부품회사들을 만날 계획입니다. 차가 출고될 때부터 달려 나오는 내장형(B2B)과 개인적으로 공업사에서 달 수 있는 설치형(B2C) 둘 다 제안을 넣을 계획입니다."

-직접 생산해서 납품하는 방식을 생각하나요.
"아뇨. 거대한 자동차 회사를 상대로 유의미한 협상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있습니다. 권리는 우리가 갖고, 원하는 자동차 회사가 기술을 가져다 쓰는 걸 생각하고 있습니다. 로열티 방식으로 매출을 올리는 거죠. 그러면 디자인이나 양산 방법, 마케팅을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기술 하나가 완성돼 팔리면, 다시 다른 기술을 개발하고. 이런식으로 기술 개발 회사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경쟁 회사는 없나요.
"독일의 한 부품회사가 비슷하게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거기도 아직 출시는 못했는데요. 인공지능을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내가 달리고 있을 때 옆 차선에서 다른 차가 붙어서 빠르게 지나가기만 해도 에어백이 터질 우려가 있습니다. 오작동이 심할 우려가 있는 거죠. 반면 우리는 인공지능을 적용해서 그럴 가능성을 최대한 없애고 있습니다."

-앞으로 비전이 뭔가요.
"다른 스타트업에 도움 되는 기술 기업인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창업자의 고충을 아니까 좋은 멘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 같이 힘내면 좋겠습니다."

-또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생각들 참 많이들 합니다. 중요한 건 실천인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카카오택시 같은 서비스. 내가 예전에 생각했었는데’ 같은 말. 허무한 것 같습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실천을 해야 합니다. 마침 정부나 투자자들이 스타트업을 장려하는 분위기입니다. 적극 도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큐텐츠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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