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은 2.5% 올랐는데, 건보료는 3.5% 뛰었다

양승주 기자
입력 2019.11.23 01:59

[들끓는 건보료 아우성] [中] 직장인 부담 눈덩이
文케어 이후 건보료 급등… 올해 첫 소득 인상률 추월

직장을 옮기려는 회사원 박모(37)씨는 새로 일하게 될 회사 인사팀과 연봉 협상을 하기 위해 지난달 월급명세서를 떼보고 한숨이 나왔다. 3년 전인 2016년 10월과 비교해 건강보험료가 54%(15만6000원→24만원)나 뛰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계산해보니 월급은 17%(380만원→445만원) 올랐는데 건보료 인상률은 그 3배더라"면서 "건보료가 오른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이럴 줄은 몰랐다"고 했다. 정부가 2017년 8월부터 '문재인 케어'를 시행하면서 건보 대상 확대에 들어갈 돈이 필요해 건보료 인상률을 높이는 방법으로 직장 가입자들에게 손을 벌리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복지 정책인 '문재인 케어'의 뒷감당을 '유리 지갑'으로 불리는 직장 가입자들과 기업이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건보료는 박근혜 정부 시절 정했던 2017년에는 한 푼도 오르지 않고 동결됐었는데, 문재인 케어가 시작되면서 지난해 2% 올랐고 올해는 3.5% 뛰었다. 직장 가입자의 소득상승률(2.5%)을 처음으로 앞섰다. 내년에도 3.2% 올리기로 해 경기가 호전되지 않으면 건보료 인상률이 월급 인상률을 뛰어넘는 상황이 이어지게 된다. 건보료 인상률은 2026년까지 매년 3.2~3.49%로 예정돼 있어 상당 기간 월급 인상률을 앞설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케어로 건강보험 적용 대상을 급격하게 늘리면서 2017년 말 20조원에 달했던 건보 적립금을 헐어서 쓰고 있는 상황인데, 2024년이면 적립금이 고갈돼 그 이후 보험료 인상 폭은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있다. 문재인 정부는 '문재인 케어'를 최대 업적 중 하나로 거론하지만, 샐러리맨들의 호주머니를 털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료율이 정부 계획대로 오르면 올해 6.46%(회사분 포함)인 건강보험 보험료율이 차기 정부 중반인 2026년에는 8%를 넘어서게 된다. 8%는 1963년 의료보험법(건강보험법의 전신) 제정 당시부터 유지된 보험료율 상한선이다. 문재인 정부는 2021년까지 이 상한선을 폐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선일보 A1면
도시재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