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유재수 덮었다" 잇단 증언… 의혹 확인 땐 조국 치명타

윤주헌 기자 김정환 기자
입력 2019.11.22 01:45

당시 특감반원 "감찰 중단했으니 보안 유지하라고 이인걸이 지시"
검찰, 유재수 불러 비리혐의 조사… 이후 감찰 무마의혹 수사키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21일 검찰에 동시에 소환됐다. 조 전 장관은 서울중앙지검에 두 번째로 소환됐고, 유 부시장은 서울동부지검에 처음으로 소환됐다.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유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감반의 감찰을 무마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조 전 장관을 겨냥한 수사가 두 곳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유 부시장에 대한 수사는 일단 개인 비리에 관한 것이다. 유 부시장은 2017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으로 근무하던 시기를 전후해 여러 업체로부터 자녀 유학비, 항공권 등 수천만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 한 사모펀드 운용사는 유 부시장이 쓴 책 수백 권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모펀드는 유 부시장이 금융위 기획조정관일 때인 2016년 2월 운용 실적이 우수하다는 이유로 금융위원장 표창장을 받았다. 유 부시장은 또 다른 사모펀드로부터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오피스텔을 제공받아 사용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를 뇌물로 보고, 그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9시간 30분 조사받고 빠져나가다 포착된 조국 -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마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차를 타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이날 조 전 장관 조사는 비공개로 이뤄졌으나 검찰청사를 빠져나가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연합뉴스
검찰은 그에 대한 신병 처리가 마무리되면 청와대 특감반의 감찰 무마 의혹을 본격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그의 개인 비리 의혹은 2017년 말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감반이 감찰했던 내용과 대부분 일치한다. 특감반은 당시 유 부시장을 두세 차례 불러 조사도 했다. 유 부시장은 마지막 조사에서 자녀 유학 자금과 관련해 "미국 내 계좌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하고 귀가한 뒤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이후 감찰이 중단됐고 유 부시장은 지난해 3월 금융위에 사표를 내고 퇴직했다. 그 뒤 아무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당시 특감반원이었던 김태우 전 수사관은 본지에 "특감반원이 참석한 아침 회의에서 당시 이인걸 특감반장이 두 차례에 걸쳐 '유재수 건은 안 하는 것으로 결론 났고 (의혹이 담긴 보고서와 관련한) 보안을 각별히 유지하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 내용은 지난 10월 7일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말한 내용과 일치한다. 당시 김 의원은 "한 특감반원에 따르면 2017년 12월 이 전 반장이 '유재수 건을 안 한다'고 하면서 분개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에게 이 내용을 제보한 전직 특감반원은 김 전 수사관이 아닌 다른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주장이 사실이면 이는 직권남용에 해당한다. 당시 민정수석실 보고 라인은 '특감반원→이인걸 특감반장→박형철 반부패비서관→조국 민정수석→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순이었다. 검찰은 감찰 중단은 이 전 반장 선에서 결정할 수 없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 민정수석 선에서 결정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유 부시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수행비서 출신으로 여권 고위 인사들과 친분이 두텁다. 이런 배경이 감찰 중단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법조계에선 이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조 전 장관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 검찰은 국정농단 사건 등에서 직권남용 혐의만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전례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부분 확인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인걸 전 특감반장은 "감찰 중단에 윗선의 지시는 없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검찰은 일단 이 사건과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하는 사건을 병합하지 않고 분리해서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이 사모펀드 불법 투자, 자녀 입시 비리 개입 의혹 등과 관련한 조 전 장관 혐의에 대해 먼저 사법 처리를 한 뒤 서울동부지검에서 감찰 무마 의혹 등에 대한 사법 처리 여부를 정한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A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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