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 대통령 또 황당 발언, 참모들에 기만당하고 있나

입력 2019.11.22 03:20
3분기 중 소득 최하위 20% 층의 소득이 1년 전보다 4.3% 늘어났다는 통계청 발표가 나오자 문재인 대통령이 "소득 주도 성장의 정책 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반색했다.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고 있다"에 비견할 만한 황당 발언이다. 빈곤층 소득 증가는 모두 세금 지원 덕이었다. 실제 하위 20%가 일해서 번 근로소득은 6.6%(2만6000원) 줄어 7분기 연속 감소했다.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주는 각종 현금·보조금과 같은 공적(公的) 이전소득이 24% 늘어났기 때문에 마치 소득이 는 것처럼 나타난 것이다. 한마디로 통계 분식이다. 세금 지원이 없었다면 최하위층 소득은 큰 폭의 마이너스가 됐을 것이다. 정부가 세금으로 소득을 보태주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은 일시 진통제일 뿐이다. 세금으로 소득을 늘려줄 수 있다면 세상에 왜 가난한 나라가 있겠나.

문 대통령은 "분배 면에서 확실히 좋아지는 모습"이라고 했다. 소득격차 비율이 5.37배로 사상 최고치였던 작년 3분기(5.52배)보다는 낮아졌다는 것이다. 그래도 3분기 기준으로 2009년 이후 둘째로 나쁜 수준인데 '확실히 좋아졌다'는 말이 나오나. 이조차 세금 지원을 빼면 소득격차가 9.13배로 벌어져 사상 최악이다. 자영업자 등이 장사로 번 소득인 사업소득 역시 3분기에 4.9%나 줄어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빈곤층이 더 빈곤해지고, 자영업자 경기는 더 악화됐다. 그에 더해 세금과 각종 사회보험료, 이자 등 비소비지출 비중은 문 정부 출범 전의 18.2%에서 올 3분기엔 통계 작성 후 최고치인 23.3%로 올라갔다.

대통령이 정책 효과를 과장할 수는 있다. 그러나 '분명하게 나타난다' '확실히 좋아진다' '자신 있다' '장담한다'는 것은 과장이 아니라 사실 왜곡이다. '최저임금 긍정 효과가 90%'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부동산 안정됐다'는 황당한 사실 왜곡은 열거하기도 힘들다.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갈수록 현실을 벗어나 허구의 세계에 빠져들고 있다. 참모들이 상황을 왜곡해 대통령을 기만하고 있거나, 문 대통령이 지지층만 보며 우기기로 작정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조선일보 A4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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