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靑수석 "日, 백기들라는 식이지만...지소미아 양쪽 다 열어두고 협의중"

박정엽 기자
입력 2019.11.21 16:49 수정 2019.11.21 18:02
강기정 "종료되지 않는 쪽과 종료가 불가피한 쪽 둘 다 열어놓고 대화"

청와대는 21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한·일 간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일 간 현안은 종료 시점(22일 자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을 말한다. 이와 관련,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에서 단식 중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일본이 우리에게) 완전히 백기를 들라는 식으로, 이번 기회에 완전히 굴복시키겠다는 태도라 (협상에서) 진전이 정말 안 되고 있다"고 했다. 현재로선 지소미아 종료 결정 유예나 철회를 고려할 만한 일본 측의 태도 변화가 없다는 뜻이다.

청와대 국가안보실 정의용 실장과 김유근 1차장, 김현종 2차장이 지난달 14일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연합뉴스
청와대는 이날 오전 NSC 상임위원회를 연 후 보도자료를 통해 "상임위원들은 한·일 간 현안 해결을 위한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검토하고 주요 관계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일본은 물론 미국과도 지소미아 문제와 관련해 막판까지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이와 관련한 다양한 상황에 대비할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했다. 청와대는 협상이 여의치 않아 당초 방침대로 지소미아 협정을 종료할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정부가 사실상 지소미아 종료 방침을 뒤집을 만한 상황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파기를 강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 방침을 유예 또는 철회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철회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일본이 여전히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만큼 정부로서도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철회할 명분이 없다고 보고 최악의 경우 애초 결정대로 지소미아를 종료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가 막판까지 일본, 미국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힌 만큼, 극적 상황 변화를 기대할 만한 물밑 논의가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와 관련, 강기정 정무수석은 이날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중인 황교안 대표를 찾은 자리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일본과 협의를 하고 있는 중"이라며 이어 "마지막까지 지소미아 문제를 포함해 한·일 간 관계 문제를 풀기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김현종 안보실 2차장도 미국을 다녀오고, 외교부 라인은 마지막까지 일본하고 대화하고 있다"며 "아베 정부 입장에서는 본인들의 잘못은 전혀 이야기하지 않고 완전히 백기를 들라는 식으로, 이번 기회에 완전히 굴복시키겠다는 태도라 진전이 정말 안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청와대는 일단 지소미아 효력이 22일 자정까지 유지되는 만큼 끝까지 일본, 미국과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강 수석은 "(일본과 협상이) 살얼음 (위를) 걷듯 어렵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오늘이 최대 위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협상의 진전이 없으면 (협정 만료 시점이) 23일 0시지만 22일은 (극적 변화를 모색하기) 어려워지지 않겠나 하는 고민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료되지 않는 쪽과 종료가 불가피한 쪽, 둘 다 열어놓고 대화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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