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日 한국 관광객, 1년새 65% 급감...日 지방 경제 '직격탄'

김명진 기자
입력 2019.11.21 15:23 수정 2019.11.21 15:39
지난 달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이 전년 동기 대비 65.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 문제가 불거진 이후 감소세가 4개월 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 언론에서는 한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면서 일본의 지방 경제에 미치는 타격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 내 일본 기업까지도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다.

21일 아사히신문은 방일 관광객 수의 24%(2018년 기준)를 차지했던 한국인 관광객이 줄어듦에 따라 일본 지방 공항이 특히 타격을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던 돗토리(鳥取)현의 요나고(米子) 공항은 지난 10월 16억 5000만엔(약 179억원)을 들여 내부 시설을 확장했지만, 몇 달 사이 일본과 한국을 오가는 항공편이 급감하면서 애를 먹고 있다. 국제선 취항 편이 채 1건도 없는 날도 있다고 한다.


지난 15일 일본 돗토리현의 요나고 공항 내 전광판에 ‘금일 국제선 취항은 없다’라는 문구가 띄워져 있다. /트위터 캡처
요나고 공항에서 해산물을 파는 한 가게 종업원은 "모처럼 공항이 깨끗해졌는데 (손님이 없어) 안타깝다"라고 아사히신문에 전했다. 그는 "11월은 꽃게잡이 철이라 단체로 관광을 온 한국인들이 많아 가게가 붐볐었다. 시즌이 돌아오면 다시 손님이 늘어날 까 했지만, (한국 내 일본 불매 운동의) 영향이 이렇게 오래 갈줄은 몰랐다"라고 했다. 전세 관광 버스를 운행하는 치로루관광도 전체 이용객의 20% 가량이었던 한국인 단체 손님이 줄면서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에히메현 마쓰야마 공항은 ‘개점 휴업’ 상황이다. 이 공항에선 한국과 에히메현을 오가는 항공편 3건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탑승률이 떨어지면서 현 공무원이 사비를 들여 항공권을 구매해 탑승 인원을 조작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아사히신문은 "한국 관광객 수의 위축이 멈추지 않으면서 정부 목표인 ‘2020년 일본 방문객 4000만명’ 달성에는 경고등이 켜졌다"고 했다.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경제적 영향은 관광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산케이신문은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의 수는 5년 5개월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관계 악화의 영향은 관광 관련에만 머물지 않고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일본 내 사업뿐만 아니라 일본 기업이 한국에서 벌이는 사업에도 반일 감정 확산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내에서 골프웨어 브랜드 사업을 진행해 왔던 온워드 홀딩스는 내년 2월까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계획이다. 현재 운영 중인 26개의 점포를 폐쇄하고, 한국 자회사도 청산할 계획이다. 이 회사 야스모토 미치노부 사장은 "한일 마찰의 영향으로, 최근 실적이 나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스포츠 용품을 만드는 데상트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기업은 매출액의 절반 가량이 한국에서 창출됐었는데, 불매 운동의 영향으로 지난 7~9월 한국 내 데상트 매출은 전년 대비 30%나 줄었다. 코세키 슈이치 데상트 사장은 "수익의 기둥이었던 한국 내 매출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개선 조짐이 보이지 않아 더욱 곤혹스럽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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