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3㎡ 1억 됐는데 "부동산 안정" 자랑

입력 2019.11.21 03:17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한 말 중 가장 어이없던 것은 "집값 안정" 발언이었을 것이다. "부동산 문제는 자신 있다고 장담하고 싶다"고까지 했다. 이 정부 들어 강남에선 3.3㎡당 1억원을 넘어서는 아파트가 등장하고 강북 지역에서도 3.3㎡당 5000만원을 육박하는 등 서울을 중심으로 유례없는 집값 급등세가 계속되고 있다. 치솟는 집값이 서민·중산층을 괴롭히는 최악의 민생 문제가 됐는데 대통령은 자랑을 한다.

지난 2년 반 동안 서울의 집값 상승률은 15.7%로, 같은 기간 박근혜 정부 2.6%, 이명박 정부 5.4%보다 훨씬 높다. 무려 17차례에 달하는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 집값은 22주 연속 상승세를 계속 중이다. 문 대통령은 "미친 전·월세 값도 우리 정부 들어 안정됐다"고 했다. 현재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4개월 연속 상승했고 특목고 폐지 발표 이후 강남·목동 등의 전셋값은 더 치솟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4억7000만원에 달하고, 3억원 아래 전세 매물은 찾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대통령은 어느 세상에 사느냐는 말이 절로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방 집값을 겨냥해 '전국적 안정'이란 표현을 쓴 듯하다. 그러나 지방 주택 시장은 '안정'이 아니라 '붕괴' 수준이다. 집값은 급등도 나쁘지만 급락과 붕괴도 좋지 않다. 경제에 악영향을 미쳐 결국 국민에게 해가 된다. 정부가 규제를 퍼부을 때마다 서울과 지방의 집값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졌다. 부동산 양극화의 주범인 정부가 "부동산은 자신 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과거 정부처럼 부동산을 경기 부양 수단으로 삼지 않겠다"고도 했다. 지금 문 대통령은 전국에서 유례없는 대규모 토건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예비 타당성 면제만 24조다. 48조원의 생활 SOC사업, 최소 30조원의 3기 신도시 등 단군 이래 최대 규모라고 한다. 전부 총선 득표용 부동산 부풀리기다. 이 돈이 다 풀리면 부동산 시장은 또 들끓을 것이다.
조선일보 A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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