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조국 재소환...법조계 "檢, 법정 공방 대비해 보강수사 주력"

정준영 기자 홍다영 기자
입력 2019.11.20 19:09
조국, 아내·동생 범행 관여 여부 조사 대상이지만
진술 거부 입장 명확…"강제소환 가능성 낮다"
검찰, 증거 위주로 신병처리 여부 검토·판단할 듯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등이 변수라는 관측도

조국 전 법무장관이 지난 15일 아내 정경심씨 접견을 마치고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54) 전 법무장관에 대한 검찰 재소환 조사가 첫 소환 이후 엿새째 미뤄지고 있다. 조 전 장관이 진술 거부 입장을 명확히 한 가운데 향후 신병처리 방침까지 고민해야 하는 검찰 수사가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고형곤)는 변호인을 통해 조 전 장관의 두 번째 검찰 출석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소환 일정에 대한 입장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조 전 장관 측이 출석을 거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에 검찰이 조 전 장관의 소환조사를 위해 체포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가정을 전제로 답할 수 없다"면서도 "(강제 소환 등)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조 전 장관이 진술은 거부하더라도, 검찰청사 출두까지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4일 첫 소환 때 8시간 내내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뒤 "일일이 답변하고 해명하는 것이 구차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변호인단을 통해 "수사팀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면 법정에서 모든 것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려 진실을 밝히겠다"며 재판에 넘겨지기 전까지 검사 신문(訊問)에 일절 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굳혔다.

검찰은 그러나 추가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아내 정경심(57·구속기소)씨의 더블유에프엠(WFM) 주식 저가 매수, 딸(28)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수령 등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한 조 전 장관에 대한 뇌물일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정씨가 공직자 재산신고를 피해 차명 투자한 부분은 공직자윤리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또 조 전 장관이 딸과 아들(23)의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 허위 인턴증명 발급에 관여했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18일 구속기소된 동생 조권(52)씨의 웅동학원 위장소송·채용비리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은 조 전 장관 본인에 대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조씨는 위장소송의 경우 부친인 고(故) 조변현씨와 모친 박정숙(81) 웅동학원 이사장만 알았고, 채용비리의 경우 아예 다른 가족들이 관여한 바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2006년 첫 소송 당시 학원 이사였던 조 전 장관이 학원 자산을 지키기 위한 법률 대응이나 채용 시험 문제 출제에 관여한 정황 등이 불거진 만큼, 조 전 장관이 조씨 범행을 도왔거나 알고도 묵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와 조씨 공소사실 가운데 조 전 장관에게 확인할 부분이 있고, 압수수색을 통해 조 전 장관의 영역에서 확보한 증거들에 대해 본인 답변을 들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서도 재소환 시기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조 전 장관의 묵비권 행사로 그의 진술 내용이 직접 수사에 영향을 주기 어려운 만큼 검찰이 섣불리 수사 상황을 노출하기보다 보강 수사에 힘을 쏟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들이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실질적인 공방이 재판 단계에서나 가능한 만큼 검찰이 수사 마무리 시점을 늦추더라도 객관적인 물증과 진술들을 최대한 끌어 모으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수사팀 외부 상황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동부지검은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유재수(55)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유 부시장이 금융위원회에 재직할 당시 수천만원대 뇌물을 받은 단서를 잡고 전날 유 부시장의 자택을 압수 수색했다. 유 부시장의 비위가 사실로 드러나면 조 전 장관의 직권남용 혐의가 도마 위에 오를 수도 있다. 다만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동부지검과 따로 소통하는 건 없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장관 동생 조권씨가 지난달 3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조 전 장관은 지난달 23일 아내 정씨가 구속된 이후 수 차례 정씨를 면회한 것과는 달리 같은 달 31일 구속된 동생 조씨는 단 한 차례도 면회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 이전부터 허리 통증 등을 호소해 온 조씨는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된 뒤로는 우울증, 폐소공포증 등을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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