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20명 중 19명 "지소미아 종료는 오판"...'자멸' '자기 발등 찍는 격'

김명진 기자
입력 2019.11.17 17:30
미국의소리(VOA)가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20명 중 19명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을 종료하기로 한 우리 청와대의 결정을 ‘오판’이라고 규정했다고 1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한·미 관계의 상징성과 북한의 위협에 대한 실질적 대응 전력을 한꺼번에 훼손시키는 선택이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지소미아와 한·미동맹이 별개라는 주장에 대해 ‘지소미아는 미국의 아시아 전략에 직결된 핵심 한반도 현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VOA에 따르면 브루스 베넷 랜드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자기 발등을 찍는(shooting yourself in the foot)" 행위라고 비판했다.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포드대학 연구원은 한국 스스로의 안보 이익에 반하고 미국과의 안보 동맹을 훼손시키는 "자멸적 행위(self-destructive act)"라고 비판했다.


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교도·연합뉴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한·미 동맹의 효율성을 떨어뜨려 미국의 국가 이익에까지 해를 입히는 심각하고 옹졸한 실수(small-minded mistake)"라고 비판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매우 불행하고 무분별하며 동북아 지역에서 한·미·일 안보를 훼손시킨다"며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미국이 주도하는 역내 안보 구조를 약화시켜 북한 등 적국을 이롭게 한다"고 했다.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는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납득이 안 되는 결정이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움직임"이라고 했고,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은 북한이 일본과 한국을 위협하는 미사일 발사를 계속하는 시기에 이런 결정이 나온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안전과 미국의 방어 공약을 불필요하게 희생시켜 역사라는 제단 위에 올리는 격"이라고 했다.

VOA 설문에 응답한 전문가들은 "(지소미아는) 한·일 양국이 풀어가야 할 사안이며, 한·미 동맹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보고 있다"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발언에 대해 "틀렸다"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정 실장의 발언에 대해 "외람되지만 지소미아는 미-한 동맹과 밀접히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고,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도 "미안하지만 틀린 말"이라고 했다.

지소미아가 22일 자정을 기해 종료되기 전에 문제를 해결해야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현 국면에서 빠져나오는 유일한 길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 안보와 번영을 역사 문제보다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라며 "첫 번째 단계는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먼저 철회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소미아 종료 이후에도 한·미 동맹과 한·미·일 공조에는 문제가 없다는 소수 의견도 있다.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CNA) 적성국 분석국장은 VOA가 자문을 구한 전문가 20명 중 유일하게 "지소미아 파기는 이해할 만하고 안보상 큰 문제가 없다"며 "동맹들 간에는 미국을 통해 상대방에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다중적 체계가 이미 구축돼 있으며 그 속도를 높이는 방법 역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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