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엄정 대처" 주문 이틀만에 홍콩거리에 나타난 中인민해방군

김명진 기자
입력 2019.11.17 15:40 수정 2019.11.17 15:52
홍콩에 주둔 중인 중국 인민해방군이 16일(현지 시각) 홍콩 거리에 나와 청소 작업을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시위를 "급진 폭력 범죄 행위"라고 규정하고 홍콩 정부에 "엄정 대처하라"고 주문한 지 이틀 만이다.

인민해방군은 "시위대가 설치한 장애물을 치우는 청소 작업"이라며 "지역주민을 돕고 막사 주변 도로를 정비하기 위한 자발적인 행동"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홍콩 시위 진압에 인민해방군을 투입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6일(현지 시각) 홍콩침례대학교 인근 도로에서 거리 청소 작업 중인 홍콩 주둔 중국 인민해방군./SCMP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민해방군 50여명은 전날 오후 4시쯤 주둔지인 카오룽퉁 지역 거리로 나와 약 40여분 간 수십명의 지역 주민과 소방관, 경찰들과 함께 시위대가 남긴 장애물과 철조망, 벽돌 등을 치우는 작업을 벌였다.

인민해방군이 올해 홍콩 내에서 활동한 것은 처음이다. 홍콩 반중(反中) 시위 이후 5개월여 만이다. 지난해엔 태풍 망쿳 피해 복구 작업에 주둔 중인 인민해방군 400여명이 동원됐었다. SCMP는 작업을 나온 군인 중 한 명이 ‘폭력을 멈추고 혼란을 종식시키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말했다면서 "매우 민감한 시기에 인민해방군이 움직였다"고 했다.

홍콩 야당과 재야단체에선 전날 인민해방군의 작업을 두고 강력 반발했다. 야당 의원 25명은 성명에서 "이번 거리 청소는 인민해방군의 홍콩 내 활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물을 서서히 데워 개구리를 삶는 것처럼 홍콩 주민들이 인민해방군의 공개적인 활동에 익숙해지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쑤저우(蘇州)대 군사법 전문가인 쩡즈핑 교수는 이런 우려에 대해 인민해방군은 군사활동을 한 것이 아니라 비(非)군복 차림으로 거리를 청소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활동을 통해 인민해방군은 위협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군(軍)의 존재를 (홍콩 시민들에게) 상기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했다.

정치분석가 딕슨 싱은 "홍콩 정부 뒤에 중국이 있다는 미묘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시위대에 상황이 잘못되면 중국이 더 적나라한 방식으로 군을 쓸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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