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아빠찬스?'...NYT 베스트셀러 1위 오른 '트럼프 아들 책'

김명진 기자
입력 2019.11.17 10:00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41)가 쓴 ‘트리거드: 좌파가 우리의 증오를 키우고 침묵시키는 방법(TRIGGERED: How the Left Thrives on Hate and Wants to Silence Us)’이 뉴욕타임스(NYT)가 집계한 논픽션 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14일(현지 시각) AP와 미국의소리(VOA) 등에 따르면, 보수 성향 출판사로 알려진 센터스트리트가 지난 5일 출간한 트럼프 주니어의 이번 책은 출간 2주 만에 NYT 11월 셋째 주 논픽션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15일 기준으로 아마존에서도 도서 판매 2위로 집계됐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이 2016년 대선 캠페인 기간 중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에게 입을 맞추고 있다.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도 자식 자랑에 팔불출이 됐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 소식을 전하면서 "와우! 방금 내 아들의 책 ‘트리거’가 뉴욕타임스(NYT)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고 들었다. 축하한다 아들!"이라고 썼다.

소셜미디어에선 NYT가 ‘아들의 책’을 베스트셀러로 꼽아준 것을 아버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자랑’한 것을 두고 조롱하기도 한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NYT를 ‘국민의 적(敵)’ ‘망해가는 신문’이라고 비난했었기 때문이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 화법을 차용해 "가짜 뉴스의 진원지 NYT다. 나는 그들이 인쇄한 어떠한 것도 믿지 않는다"라고 썼다.

트럼프 주니어는 304쪽 분량의 이 책에서 NYT,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주류 언론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政敵)을 비판하고 아버지의 정책을 옹호했다.

아마존은 책 소개란에 "트럼프 주니어는 책에서 보수층을 비방하고 공론장에서 밀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좌파들이 사용하는 ‘온라인상 차단(shadow banning)’ 조치와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 대해 폭로하고 있다"며 "좌파 엘리트들은 여러분이 이 책을 읽지 않길 바랄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 주니어는 과거 클린턴 전 장관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을 ‘개탄스러운 집단(Basket of deplorables)’이라고 부른 것을 이용해 "나는 개탄스러운 사람들(deplorables)을 위해 트리거드 집필에 헌신해왔고, 그들이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들어줬다"고 했다.

일각에선 ‘조작된 베스트셀러’라는 의혹도 제기한다. ‘트리거드’는 NYT 논픽션 분야 양장본 집계에서도 트리거드는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는데, 소수가 대량(bulk)으로 구매했을 때 따라붙는 ‘†(dagger·단검) ’ 마크가 책 제목 옆에 표시됐기 때문이다.

미국 온라인 매체 허프포스트는 이와 관련해 "트럼프 주니어의 책이 1위에 오른 것은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이 아닌 공화당 관계자들의 대량 구매 덕분"이라며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공화당 국가위원회는 당에 최소 50달러를 기부한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트럼프 주니어의 서명이 담긴 트리거드 양장본을 지급하겠다는 이메일을 지난 5일 발송한 바 있다. 이 책 양장본 정가는 15.99달러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쓴 ‘트리거드’ 책 표지./ 아마존
이에 대해 스티브 게스트 공화당 전국위원회 대변인은 "정치 자금의 모금 장려책으로 트리거드를 제공하고 있다"고 시인하면서도 "이런 방식은 일반적인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판매량을 올리기 위해 대량으로 구매한 것이 아니라 ‘수요에 맞추기 위해’ 많은 양을 사들인 것"이란 설명이다. 미국 시장 조사 기업 NPD는 트럼프 주니어의 이번 책 판매량 중 대량 구매 비율이 어느 정도 되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주니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슬하 3남 2녀 중 장남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딴 부동산 기업 ‘트럼프 그룹(Trump Organization)’의 수석 부회장으로 재임 중이다. 2016년 대선에서는 아버지를 도와 공화당 지지 행사와 대선 캠프 모금 행사에서 연설을 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트럼프 주니어가 ‘트리거드’를 출간한 것을 정계 진출을 위한 준비로 보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는 최근 CBS와의 인터뷰에서 정계 진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현재 나의 관심사는 아버지가 2020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라면서도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효성 탄소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