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계청, '세금 급조 알바' 숫자도 발표해 고용 실상 알려야

입력 2019.11.14 03:17

통계청이 10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42만명 늘어나고 고용률이 10월 기준으로는 23년 만의 최고치인 61.7%로 올라갔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런 수치와 체감 고용의 괴리가 너무 크다. 통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금으로 만드는 '가짜 일자리'가 통계를 분식(粉飾)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월의 취업자 증가는 거의 100% 60대 이상 노인 덕이다. 60대 이상 취업자가 41만7000명 늘어난 것을 빼면 전체 일자리 증가는 사실상 제로(0)다. 60대 이상 신규 취업자는 휴지 줍기나 금연 구역 지킴이처럼 하루 3시간, 일주일에 2~3일 일하고 용돈 벌이 하는 '세금 알바'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일자리라고 할 수도 없지만 통계상 주 1시간 이상만 일하면 취업자로 잡힌다. 정부가 이를 이용해 일자리가 늘어난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

'노인 알바'뿐 아니라 주 36시간 미만 일하는 단기 취업자가 60만명이나 늘어났다. 이들을 뺀 양질의 진짜 일자리는 크게 줄었다. 실제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30·40대 취업자는 20만명 줄어 25개월 연속 동반 감소했고, 대표적 양질 일자리인 제조업 고용 역시 19개월째 줄어들었다. 40대 중에 구직을 포기하고 '그냥 쉬었다'는 사람이 10월 중 4만여 명 늘어 10년 만의 최대를 기록했다. 고용 현장에선 일자리 한파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 정부의 국정 목표 자체가 실질적 민생이 아니라 선거 승리와 정권 연장이 된 지 오래다. 이를 위해 작심하고 고용 통계 분식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4조원을 투입해 100만개의 단기·임시 일자리를 만들었고, 그중 63%가 60대 이상 노인 일자리였다. 풀 뽑기, 꽁초 줍기, 독거노인 안부 확인, 아동 귀가 도우미처럼 껍데기뿐인 일자리를 급조해놓고 고용 수치를 올리는 데 활용하고 있다. '세금 알바'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현장에선 1명의 일거리를 15명에게 쪼개고 건성건성 시간만 때워도 3시간 일한 것으로 간주해 월 20만~30만원씩 쥐여주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진다고 한다. 이렇게 대량생산한 세금 일자리로 일자리 통계를 사실상 분식해놓고 "고용 개선"이라고 자랑한다.

고용의 정확한 실상을 보려면 통계 분식을 걷어내고 제대로 된 진짜 일자리가 얼마나 늘었는지를 따져야 한다. 통계청은 매달 일자리 통계를 내놓을 때 세금으로 만든 이른바 '재정 지원 직접 일자리' 숫자도 함께 발표해야 한다. 고용 실상은 감추고 분식된 수치만 내놓는 것은 국민 기만이나 다를 바 없다.



조선일보 A39면
효성 탄소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