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도시’ 베네치아, 53년만 최악 수해…산마르코 대성당도 침수

이윤정 기자
입력 2019.11.13 20:38
이탈리아 전역에 강한 눈과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세계적 관광지인 수상도시 베네치아가 53년 만에 최악의 침수 사태를 겪고 있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과 로이터 등에 따르면 베네치아의 조수 수위가 12일 오후(현지시각) 기준 187cm까지 올라왔다. 이는 194cm까지 치솟았던 1966년 이후 5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조수 수위가 180cm를 넘어서면 베네치아의 85% 이상이 침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침수 피해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대성당./AFP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이례적으로 높은 조수"라며 "비상 상황에 대응하고자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네치아가 속한 베네토 지역의 루카 자이아 의장 역시 "도시의 80% 이상이 침수됐다"며 "피해는 상상 이상이며, 우리는 종말론적인 파괴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도시 대부분이 물에 잠기면서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9세기에 세워진 비잔틴 양식의 대표 건축물인 산마르코 대성당에도 바닷물이 차 1m가량 침수됐다. 산마르코 대성당이 침수된 것은 1200년 역사상 이번이 6번째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마르코 대성당은 조수 수위가 156cm에 달했던 작년 10월에도 침수돼 내·외벽 대리석을 교체한 바 있다. 당시 베네치아 당국은 성당이 하루 만에 20년 치 손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인적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현지 주민인 78세 남성이 집에 들어온 바닷물을 빼내려고 펌프기를 작동시키려다가 전기합선으로 감전사하는 등 2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바다를 끼고 있어 ‘물의 도시’로 불리는 베네치아는 매년 늦가을과 초겨울에 조수 수위가 오르고, 이에 따라 시내도 정기적으로 침수된다. 조수 수위가 100~120cm를 오르내리는 것은 일반적이며 이에 따른 대응 체계도 확보돼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수일째 호우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시속 100km의 강한 바람을 동반한 열풍 때문에 조수가 급상승하면서 피해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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