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영상] '홍콩 지지' 대자보에 '독도는 일본땅' '김정은 만세'...한양대서 韓中 대학생 충돌

박상현 기자 박소정 기자 정민하 기자
입력 2019.11.13 20:03 수정 2019.11.13 20:14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 놓고 韓中 대학생 60여명 대치
중국인 유학생들, 소셜미디어 통해 인근 대학 유학생까지 모아
‘독도는 일본땅’ ‘김정은 만세’ 포스트잇…한때 몸싸움도

최근 서울·연세·고려대 등 대학가에서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취지의 현수막과 대자보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하는 가운데 13일 서울 한양대에서도 대자보 부착을 두고 한국 학생들과 중국 유학생들간 충돌이 발생했다. 한때 몸싸움까지 벌어져 학내 경비원이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오후 1시쯤 정의당 서울시당 학생위원회 산하 한양대 지부와 정의당 청년당원모임 ‘모멘텀’ 소속 학생 5명은 한양대 인문대 1층 로비 벽면에 마련된 ‘레넌 벽’(Lennon wall·홍콩 시위 지지 포스트잇을 붙이는 벽) 위에 ‘홍콩인들은 민주주의와 정의, 평등을 요구하고 있다’란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다.

이를 본 중국인 유학생들은 오후 3시쯤부터 이 대자보 앞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중국인 유학생 커뮤니티를 통해 한양대뿐 아니라 인근 대학교 중국인 유학생들까지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파가 몰리면서 오후 4시쯤엔 대자보를 지키려는 한양대 학생 10여명과 중국인 유학생 50여명이 레넌 벽 앞에서 대치했다.

13일 오후 서울 한양대 인문관 1층에서 대자보를 지키려는 한국 학생과 대자보를 떼려는 중국인 유학생이 대치하고 있다. /정민하 기자
중국인 유학생들 중 일부는 "중국 국내 일에 내정간섭하는 격"이라며 "우리가 너희 한국과 북한 그리고 일본 문제에 관해 이런 식으로 작성해서 게시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느냐"고 중국어로 따졌고, 이에 한 한양대 학생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표현의 자유이니 너희도 따로 대자보를 만들어 붙여라"고 응수했다.

이에 중국인 유학생들은 대자보에 ‘독도는 일본땅(Dokdo is japan’s)’ ‘김정은 만세(金正恩万岁)’ ‘홍콩 내정에 간섭말라’ 등 문구나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그린 포스트잇을 대자보 위에 붙이기 시작했다. 포스트잇을 붙이려는 중국인 유학생과 이를 막으려는 한양대 학생 사이에서 어깨를 밀치거나 발길질을 하는 등 몸싸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들의 대치는 약 3시간 동안 이어졌다.

13일 오후 서울 한양대학교 인문관 벽면에 마련된 ‘레넌 벽’ 위에 중국인 유학생들이 써붙인 포스트잇의 모습. ‘독도는 일본땅’(왼쪽)과 ‘김정은 만세’ 등의 문구가 영어와 한자로 쓰여 있다. /정민하 기자
추가 충돌을 우려한 한양대 인문대 소속 경비원이 양측의 갈등을 중재하면서 학생 60여 명의 대치 상황은 끝이 났다. 한국인 학생 측과 중국인 유학생 측은 더이상 포스트잇을 붙이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오후 5시 54분쯤 각자 해산했다. 일부 중국인 유학생들은 해산하는 과정에서도 ‘하나의 중국’ ‘ONE CHINA’ ‘홍콩 독립반대’ 등이 적힌 종이를 붙이기도 했다.

13일 정의당 서울시당 학생위원회 소속 한양대지부와 정의당 청년당원모임 ‘모멘텀’ 소속 한양대 학생들이 한양대 인문관 건물에 있는 ‘레넌 벽’ 위로 대자보를 붙였다. 중국인 유학생들은 그 위로 이를 비난하는 내용의 포스트잇을 붙였다. /정민하 기자
정의당 서울시당 학생위원회와 모멘텀 소속 한양대 학생들은 오는 14일 오후 12시 레넌 벽 위에 포스트잇을 붙이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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