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학 내 '홍콩' 게시물 멋대로 훼손, 중국인들은 한국이 우스운가

입력 2019.11.13 03:18
최근 서울 대학가와 도심에서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현수막과 대자보 등이 무단 철거되거나 훼손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목격자들은 "중국인 소행"이라고 한다. 연세대에 걸린 '홍콩 해방' 현수막은 절단됐고 고려대의 대자보는 찢어진 채 쓰레기통에서 발견됐다. 홍대 거리 등에 설치된 이른바 '레넌 벽'에 붙은 쪽지도 뜯겨나가기 일쑤다. 홍콩 지지 집회가 열리면 갑자기 중국인들이 몰려와 '하나의 중국'을 외치며 집회를 방해한다. 현수막이나 대자보 훼손은 재물손괴죄에 해당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당시 서울 시내는 중국인 폭력으로 난장판이 됐다. 중국의 티베트 탄압 등에 항의하는 우리 국민에게 중국인 수천 명이 돌을 던지고 쇠파이프를 휘둘렀다. 경찰까지 부상했다. 그 무렵 세계 주요 도시에서 반중(反中) 시위가 열렸지만 중국인의 집단 폭력은 서울이 유일했다. 수도 한복판에서 외국인이 그 나라 공권력을 무력화한 전무후무한 사건이었다. 지금은 호주·뉴질랜드 등에서도 홍콩을 지지하는 중국계 학생들이 중국 출신 유학생들에게 린치를 당하고 있다.

한국의 중국 유학생이 7만명에 가깝다. 주한 중국 대사관이 관리한다. 공산당원도 적지 않다. 이들의 무도한 행태를 엄벌하지 않으면 2008년 중국인 도심 난동이 그대로 재연될 수 있다. 한국은 홍콩 시위를 비판하는 주장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나라다. 그러지 않고 다른 사람의 표현의 자유를 봉쇄하겠다는 폭력을 제 나라도 아닌 남의 나라에서 저지르겠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조선일보 A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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