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폭발하는 中 '광군제', 하는 줄도 모르는 '코리아 세일'

입력 2019.11.12 03:18
중국 최대 전자 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개최하는 온라인 쇼핑 축제일 '광군제'의 올해 행사에서 예년 매출 기록을 모두 깨고 새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거래가 시작된 지 불과 96초 만에 매출 1조6000여 억원을 올렸고 다시 약 1시간 만에 그 10배를 돌파했다. 해외 브랜드 2만여 개를 포함해 총 20만 업체가 출품해 5억여 명이 쇼핑에 참여했으며, 100만개의 신제품이 이 행사를 통해 선보였다. 2009년 첫해 고작 27개 업체가 참여했던 '광군제' 행사는 10년 만에 거래액이 4000배로 폭발해 종전 세계 최대이던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도 능가하는 규모가 됐다. 중국 경제의 활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현장이다.

'광군제'의 성공은 알리바바라는 설립 20년 된 디지털 기업의 놀라운 혁신 노력의 결과다. 알리바바뿐 아니다. 중국에선 화웨이·바이두·텐센트·샤오미 같은 혁신 기업이 속속 등장해 산업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면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중국 정부는 규제를 대폭 풀고 친기업 환경과 제도를 정비해주면서 기업의 혁신 능력을 극대화하는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포천 선정 세계 500대 기업에는 중국 기업이 119곳이나 포함돼 미국 기업 121곳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갔다.

한국에서도 '광군제' 행사와 유사한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지난 5년 동안 매년 열리고 있지만 이런 행사가 있는 줄 모를 정도로 썰렁하다. 정부가 주최하다 흥행이 부진하자 올해부터 민간 주도로 바꾸었지만 공정위가 백화점 할인에 제동을 거는 등 정부 간섭이 여전하다. 기업들이 마지못해 참여하는 관(官) 주도형 행사다. 나라가 뒷걸음질만 거듭하고 있다.


조선일보 A35면
트래블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