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또 충돌' 민노총, 노동자대회 10만명 집결…"탄력근로제 반대, 文정부 경고"

김우영 기자 정민하 기자 양범수 기자
입력 2019.11.09 19:22 수정 2019.11.09 20:03
전태일 열사 49주기…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개최
여의도 조합원 10만명 운집…"탄력근로제 확대 반대"
김명환 "노동개악 강행시 총파업도 불사…文정부에 경고"
민주노총, 국회 진입 시도...경찰과 일부 충돌하기도

토요일인 9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전태일 열사 49주기를 맞아 서울 국회 주변에서 대규모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정부에 ‘탄력근로제 확대 입법 추진 반대’를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강행할 경우,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9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근로기준법 준수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양범수 기자
이날 민주노총은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조합원 10만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낮 12시부터 여의대로 편도 8개 차선을 막고, 사전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가자, 총파업’ ‘단결 투쟁' 문구가 적힌 빨간 머리띠를 둘러맨 채 "근로기준법 준수하라" "우리가 전태일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본집회가 시작되자, 전국에서 몰려든 민주노총 조합원이 마포대교 남단부터 서울교 북단까지 1.5km에 이르는 거리를 가득 채웠다. 이날 집회는 단상 위에 나온 발언자들의 얘기를 듣거나 구호를 외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나, 오후 5시 20분쯤 일부 조합원들이 국회로 진입을 시도하면서, 경찰과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탄력근로제 확대하면 총파업 돌입할 것"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정확히 오늘부터 임기 절반을 지나 집권 후반기를 맞은 문재인 대통령이 ‘촛불혁명'의 정신을 이을 것이라며 제시한 100대 국정과제 가운데 실제 완수한 과제가 몇 가지나 되느냐"며 "정규직 전환 정책 실종과 최저임금 1만원 포기, 탄력근로제 기간확대로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은 모두 뒤틀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정부와 자본이 탄력근로제 확대 등으로 100만 조합원과 2000만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짓밟는다면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총파업 투쟁으로 반격에 나서겠다"며 "문재인 정부가 이런 노동개악과 노동자 희생을 강행하고도 내년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을 꿈 꾼다면 파국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올라간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3개월→6개월)’를 골자로하는 ‘근로기준법 일부 개정안’을 놓고 "주 52시간 근로제를 무력화하는 법안"이라며 반발해왔다.

9일 서울 여의도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이 “우리가 전태일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오른쪽 두 번째)도 이 자리에 참가했다. /양범수 기자
탄력근로제는 일이 몰릴 때 집중적으로 일하고, 일이 없으면 근로시간을 줄이는 제도다. 현재 법으로 정한 단위 기간은 3개월로, 이 기간 동안 근로시간을 평균 52시간에 맞추면 된다. 근로 총량에는 변화가 없는 셈이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과로와 연장 근로 수당 미지급 문제로 탄력근로제 확대를 반대하고 있다.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여의도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한 것은 (국회에)우리의 투쟁과 욕망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민주노총은 총파업·총투쟁을 결의했고, 투쟁과 분노로 노동법 개악을 막아서겠다"고 외쳤다.

이날 무대에는 한국도로공사로부터 해고된 민주노총 소속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도 올랐다. 도명화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부위원장은 "전태일 열사 이후 49년이 지난 지금도 정부는 해고된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의 외침을 묵살하고 있다"며 "어제는 문재인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로 행진한 13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제는 진짜 청와대가 해결해야 한다"고 소리쳤다.

이번 전국노동자대회는 전태일 열사 49주기를 맞아 개최됐다. 민주노총은 전 열사가 숨진 11월 13일을 전후로 매년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해왔다. 이날 집회에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뿐 아니라 일본 전국노동조합총연합, 대만 타이베이시산업총노동조합 등도 참가했다.

9일 오후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국회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정민하 기자
◇민주노총 국회 진입 시도, 경찰과 충돌…"또 공무집행 방해"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4시 30분쯤 집회를 마무리했다. 이후 세 개 대열로 나눠 의사당대로와 국회대로 양 방향을 통해 국회 정문으로 모여들었다. 경찰은 105개 중대, 경력 5600여명을 투입하고, 경찰버스 수십 대를 국회 앞에 줄지어 배치해 이들의 진입을 막았다.

그러나 일부 조합원들은 국회대로를 점거한 채, 국회 정문 앞까지 밀고 들어갔다. 경찰은 오후 5시 19분부터 "국회 경계 100m 이내로 행진하는 것은 불법행위다. 시민의 통행 불편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으니, 조속히 행진을 중단하고 자진 해산하라"며 1차 경고 방송을 내보냈다.

9일 오후 5시 50분쯤 민주노총 일부 조합원들이 경찰 저지선을 넘어 국회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강제로 경찰의 장비를 뺏거나 경찰을 끌어내고 있다. /김우영 기자
그러나 민주노총은 오후 5시 50분부터 경찰 저지선을 넘어서 국회 진입을 시도하면서 경찰과 충돌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경찰을 향해 욕설을 하고, 방패 등 장비를 강제로 빼앗았다. 이어 대열을 유지하려는 경찰들의 팔을 잡아 당기면서, 두명씩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경찰은 손목과 팔에 고통을 호소하며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경찰은 반복해서 "사회자의 불법 선동에 동조하지 말아달라" "경찰관을 끌어내거나 장구류를 파손할 경우 처벌될 수 있다" 등의 2~3차 경고 방송을 했다. 이후 민주노총은 6시 20분쯤 경찰이 강제 해산 절차에 돌입하기 직전, 자진 해산했다.

앞서 민주노총은 지난 4월 3일에도 국회 앞에서 탄력근로제 반대 집회를 갖고, 진입을 시도하다 국회 담장을 무너뜨리고, 경찰 방어벽을 훼손했다. 이 과정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현장에서 체포됐다. 김 위원장은 여러차례 폭력집회를 계획하고 주도한 혐의로 지난 6월 구속됐다. 이후 보증금 1억원을 내는 조건으로 구속 6일 만에 풀려났다.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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