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 고은 시인, 최영미 상대 손배소 2심도 패소

오경묵 기자
입력 2019.11.08 15:09
박진성 1000만원 배상책임은 그대로 인정
최영미 "가해자 건질 것 없어…통쾌하다"

최영미(왼쪽) 시인과 고은 시인. /뉴시스
고은(86) 시인이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최영미(58) 시인과 언론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13부(재판장 김용빈)는 8일 고 시인이 최 시인과 박진성 시인, 언론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고 시인의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1심은 박 시인만 고 시인에게 1000만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을 뿐, 다른 이들의 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는데 항소심도 같은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 사건은 최 시인이 2017년 말 계간지에 발표한 '괴물'이라는 시가 뒤늦게 알려지며 불거졌다. 그 시에는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중략)/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고 시인을 암시한 이 시는 지난해 2월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최 시인은 한 일간지를 통해 고 시인이 1992~1994년 술집에서 바지 지퍼를 열고 다른 여성에게 신체 특정 부위를 만져 달라고 하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박진성 시인도 고 시인이 2008년 한 술자리에서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내용을 언론에 제보했다. 고 시인은 허위 사실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최·박 시인과 언론사를 상대로 10억7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최 시인의 진술은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특별히 허위로 의심할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박 시인이 "2008년 한 술자리에서 고 시인이 동석한 20대 여성을 상대로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한 내용은 허위라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이런 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최 시인은 재판 후 "성추행 가해자가 피해자를 상대로 소송해 건질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 통쾌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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