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폼페이오… 거짓말 들통나며 "아첨꾼·예스맨" 뭇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입력 2019.11.08 03:02

트럼프만 감싸며 직원은 나몰라라… 美언론 "국무부에 많은 피해 입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신임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해온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조사를 불러온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휘말려 정치적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미 CNN 방송은 6일(현지 시각) 폼페이오 장관을 '트럼프의 예스맨'이라고 부르며 "탄핵 조사 국면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국무부에서 신뢰를 잃었다"고 보도했다. 탄핵 조사 과정에서 국무부 직원들은 내팽개치고 트럼프 보호에만 매달렸다는 것이다.

국무부 관리들을 분노케 한 직접적 원인은 폼페이오 장관의 거짓말이다. 그의 거짓말은 주(駐)우크라이나 대사직에서 지난 5월 갑자기 경질된 마리 요바노비치와 폼페이오 장관의 최측근 참모였던 마이클 매킨리 전 국무부 수석 보좌관의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 증언 녹취록이 지난 4일 공개되면서 드러났다.

獨 미군 훈련소 찾아 탱크 탄 폼페이오 - 주독일 미 대사관 경내 레이건 전 미 대통령 동상 제막식 참석차 독일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가운데) 미 국무장관이 7일(현지 시각) 독일 그라펜뵈어 미군 훈련소에서 탱크에 올라타 미군 장병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 연합뉴스
요바노비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가 우크라이나 정부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수사를 종용하는 상황에서 이를 도와주라는 국무부의 지시를 거부하다 임기를 두 달여 남긴 시점에 갑작스레 경질됐다. 매킨리는 지난달 11일 사표를 내고 닷새 뒤인 16일 하원 탄핵 조사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했다.

매킨리는 청문회에서 "국무부가 국내 정치에 이용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 외교관들의 임무도 약화되고 있다"며 "줄리아니가 요바노비치 전 대사를 축출하려 하자 이에 반대하는 성명 발표를 세 차례 건의했지만 폼페이오는 묵살했다"고 증언했다.

매킨리의 증언은 폼페이오가 지난달 ABC 방송 인터뷰에서 "매킨리가 요바노비치 지지 성명을 내자는 아이디어를 낸 적이 없다"고 했던 말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CNN은 매킨리가 의회에서 선서를 하고 증언을 한 만큼 폼페이오가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폼페이오는 또 지난 9월 CBS 방송에 출연해 "줄리아니의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요청은 적절했다"며 "미국 국민은 (바이든 의혹에 대해) 알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기 직원을 부당하게 축출한 줄리아니를 감싸고 돈 것이다. CNN은 국무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폼페이오를 "아첨꾼"이라고 했다. 전직 백악관 관료는 "폼페이오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보다 트럼프에게 (직언하는 데) 소극적"이라며 "정치적 계산인지 용기 부족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도 전날 "외교관들은 폼페이오 장관이 전임 렉스 틸러슨 전 장관보다 더 국무부에 많은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틸러슨 전 장관은 국무부 예산을 대폭 삭감해 전·현직 외교관들에게 '최악의 국무장관'이란 평가를 받았는데 폼페이오가 그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A18면
말모이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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