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학수의 All That Golf]‘예비 신부’ 이보미 “사랑과 골프 다 잡았으니 행복해요”

민학수 기자 김세영 기자
입력 2019.11.08 06:00
ADT캡스 초청 선수 출전… "2년간 성장통… 시누이 김태희 마음이 더 아름다워"

오는 12월 결혼 예정인 이보미와 이완의 다정한 모습. 이보미는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고, 눈물도 자주 흘렸지만 오빠의 위로가 큰 힘이 됐다”고 했다./YG스포츠
"오빠가 ‘지금까지 충분히 잘 했어’라는 말을 자주 해줬는데 그게 얼마나 큰 힘과 위안이 됐는지 몰라요." 말을 마친 이보미(31)는 "또 눈물이 날 것 같다"며 눈가를 훔쳤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최종전인 ADT캡스 챔피언십 개막을 하루 앞둔 7일 충남 우정힐스 컨트리클럽. ‘스마일 캔디’ 이보미와 만났다. 이번 대회에 초청 선수로 출전하는 이보미는 오는 12월 2년 가까이 열애한 배우 이완(본명 김형수)과 결혼한다.

"일본 진출 이후 줄곧 상승세를 타다 조금 주춤하니까 ‘연애 하느라 골프 못 친다’는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정말 속상했어요. 사실은 더 잘하려는 욕심 때문에 스윙이 헝클어졌고, 그걸 고치려고 변화를 주다보니 엉켜버렸던 건데요."

이보미는 2011년 일본 진출 후 통산 21승을 거뒀다. 2015년과 2016년에는 7승과 5승을 거두며 2년 연속 상금왕에 올랐다. 일본 TV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각종 골프 잡지 표지 모델로도 등장하면서 ‘보미짱’ 열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2017년 서서히 내리막 길을 걷더니 지난해에는 상금 랭킹 83위까지 밀렸다. 톱10에는 한 번도 들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스폰서 대회인 노부타 그룹 마스터스GC 레이디스에서는 예선 탈락 후 "정말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결과가..."라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TV 전파를 타기도 했다.

1년이 흐른 올해 10월 27일. 이보미는 같은 대회에서 1타 차 준우승을 차지하며 ‘잃었던 미소’를 되찾았다. 여자 골프 세계 1위 고진영(24)을 지도하고 있는 이시우 코치와 새롭게 호흡을 맞추면서 스윙이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고 했다. 모든 걸 새로 익힌다는 마음으로 하다 보니 골프가 다시 재미있어졌다고도 했다.

"올해 여름부터 조금씩 달라졌어요. 그 전까지는 그냥 클럽을 휘둘렀던 것 같아요. 지금은 스윙 개념을 새롭게 정립하고 있어요. 임팩트 순간 머리를 고정해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 사로잡혀 백스윙이 자꾸 작아지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제는 밸런스만 유지하면 된다고 생각하니 훨씬 자연스럽고, 자신감 있게 때릴 수 있게 된 거죠."

이보미는 그러면서도 슬럼프를 벗어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로 ‘오빠’를 빼놓지 않았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엄청 많았죠. 엄청 울었고요. 그때 오빠가 힘이 되는 말을 많이 해줬어요. 워낙 긍정적인 사람이에요. 제일 기억에 남는 게 ‘지금까지 충분히 잘 하고 있으니까 너무 욕심 안 내도 돼’라는 거였어요. 가족한테도 말 못할 고민을 오빠에게는 털어놓으면서 위로를 받았답니다."


인터뷰를 마친 이보미가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ADT캡스
남편이 될 이완은 배우 김태희의 남동생으로도 유명하다. 이보미는 시누이가 될 김태희에 대해 "세 번쯤 만났는데 외모만 예쁘신 게 아니라 마음 씀씀이가 아름다웠어요"라고 했다. 프러포즈에 대해 살짝 공개해 달라고 하자 "비밀"이라며 "어떻게 결혼하는지도 모르게 일사천리로 진행이 됐다"며 웃었다.

이보미는 1988년생으로 신지애, 최나연, 박인비, 김하늘, 이정은과 동기다. 이들은 지난해 ‘총무’ 역할을 맡은 2년 아래 동생 유소연까지 합쳐 7명이서 ‘V157’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157은 모임 결성 당시 7명이 우승한 승수다.

이보미는 "지난 겨울, 모임에 나가 오빠를 소개했는데 친구들이 ‘조금 빨리 가는 감이 없지 않지만 괜찮은 남편감’이라며 합격점을 줬다. 특히 먼저 결혼한 인비가 빨리 결혼했으면 한다고 얘기해줬다"며 "결혼식에 모두 와줬으면 고마울 것같다"고 했다. 이보미는 스페인으로 신혼여행 다녀온 뒤 5주 가량 미국으로 전지훈련 다녀올 계획이다.

긴 터널을 지나온 이보미는 어떤 꿈을 새로 꾸고 있을까. "지난 2년 동안 정말 큰 성장통을 겪었어요. 성적에만 집중하다 보니 어떻게 헤쳐 나갈 지도 몰랐던 거죠. 하지만 이젠 더 단단해졌어요. 사랑도 얻고, 골프도 되찾았으니 마냥 잃어버린 시간은 아니었던 셈이에요. 하루 빨리 다시 우승해서 가족들과 좋은 시간 보내는 모습을 벌써 머리 속으로 그리고 있어요. 그게 가장 가까이 있을 행복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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