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朴 시장의 거짓말 대잔치

이해인 사회부 기자
입력 2019.11.08 03:03
이해인 사회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요즘 방송 출연이 잦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약 한 달간 14건의 인터뷰를 했다. 사흘에 한 번꼴로 미디어에서 말을 쏟아낸다. 개중에는 사실과 다른 말이 적지 않다. 최근에는 서울시의 재정 안정성을 강조하며 "지난 8년간 서울시 채무를 7조원 이상 감축했다"고 말했다. 이 주장은 서울시뿐 아니라 투자기관까지 포함한 계산이다. 서울시 재정만 보면 채무가 7조원 감소한 게 아니라 4조원 이상 늘었다. 지방자치단체를 총괄하는 정부 부처인 행정안전부 기준에도 그렇다. 본지가 이를 보도하자 시에서는 "지난 8년간 시와 투자기관 채무를 합산해 발표해 왔다"며 보도가 틀렸다고 했다. 반론 보도 소송까지 청구하겠다고 통보했다.

서울시에서 주장하는 기준은 지방재정법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행안부 담당자는 "서울시만의 임의적인 계산법"이라고 했다. 서울시 주장대로 하려면 '통합 부채'라는 지표를 써야 한다. 이 지표대로 하면 서울시 부채는 27조원이 된다.

박 시장이 사실과 다른 말을 내놓은 것은 지난 한 달간 최소 다섯 번이다. 언론에 대해 징벌적 배상을 해야 한다며 "미국 CBS방송이 1000만달러 배상을 했다"고 했으나 CBS방송은 배상한 적이 없다. 서초구의 '조국 수호' 시위 때 화장실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 "서초구청장이 당이 달라 협조가 안 된다"고 했지만 서초구는 서울시의 협조 요청을 받은 적이 없었다. 신혼부부 주거 지원 혜택이 금수저 부부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부모님이 부자인 경우는 제외한다"고 말했지만, 해당 정책에 부모의 자산을 고려하는 항목은 없다.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빚고 있는 시 산하 교통방송에 대해 "지난 6년간 교통방송은 가장 공정한 방송으로 뽑혀왔다"고 말했지만 교통방송은 '가장 공정한 방송'으로 뽑힌 적이 없다.

박 시장의 발언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시 담당자들에게 전화를 걸 때마다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시장님이 사실 관계를 잘못 파악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모르겠네요." 박 시장은 최근 언론의 책임을 강조하며 "왜곡해서 기사를 쓰면 완전히 패가망신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위험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이어졌지만 "일방의 주장을 사실 확인 없이 보도하는 언론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언론만큼이나 3선 서울시장 발언의 무게도 엄중하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박 시장의 '시위 미협조' 발언 이후 문자 테러에 시달렸다. 조 청장은 당시 고언을 남겼다. "시장님이 전화 한 통만 해서 확인했으면 됐을 텐데."



조선일보 A34면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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