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NLL 두 번 넘어온 北선원 또 쫓기듯 북송

입력 2019.11.08 03:08
정부가 동해상에서 북방 한계선을 넘어왔던 북한 선원 2명을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징어잡이 배에서 동료 승선원 16명을 살해하고 NLL을 넘어온 뒤 귀순 의사를 우리 측에 밝혔는데도 정부는 추방했다고 한다. 당초 살인범은 3명이었는데 1명은 배가 북한 김책항으로 돌아갔을 때 내렸다고 한다. 전례 없는 사건 내용을 볼 때 정부가 즉각 국민에게 알려야 했다. 그러나 북 선원 북송 사실은 이날 국회에 출석한 청와대 관계자 휴대전화 문자에 담긴 송환 계획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공개됐다.

야당 의원들은 통일부 장관에게 상황 파악을 위해 "당장 송환을 멈추라"고 요구했지만 그때는 이미 추방이 끝난 상태였다. 정부는 북한 선원들이 살인 범죄자라 법률상 보호 대상이 아니라서 돌려보낸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송환이 끝나는 대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건 의문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들을 뭔가에 쫓기듯 서둘러 북송한 이유는 납득하기 어렵다. 정부는 6월 북 목선이 '해상 노크' 귀순을 했을 때도 4명 중 2명이 북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히자 하루 만에 북송 절차를 밟았다.

청와대 관계자 휴대전화 문자에는 "이번 송환과 관련해 국정원과 통일부 간 입장 정리가 안 돼서 추가 검토가 예정돼 있다"는 대목도 포함돼 있다. 두 정부 기관 중 한 곳은 선원들을 서둘러 북에 돌려보내는 데 반대했다는 것이며 거기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북이 요구하기도 전에 우리가 먼저 북송을 타진한 것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북 주민이 내려오면 또 군사 작전 하듯 북송하려 할 것이다. 북 눈치 보기가 도를 넘었다.
조선일보 A35면
말모이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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