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가족들, 檢 조사 거부 왜?...."닷새만 버티라"는 공지영 당부들었나

홍다영 기자
입력 2019.11.07 16:28 수정 2019.11.07 17:24
아내와 동생, 구속 후 13차례 소환에 10차례 ‘비협조’
건강상태 이유로 조사중단 요청하거나 출석거부도
법조계 "檢 부실수사 만들고, 재판서 다투려는 의도"
조국, 3년 전 박근혜·우병우에 "꼼수"라며 비난해

조국 전 법무장관이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 앞에서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정경심 교수님. 닷새만 더 버텨주세요. 많은 사람의 기도가 천사의 날개처럼 감싸주실 겁니다."


공지영 작가는 지난 6일 이런 글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뒷골목 깡패들은 절대 사과하지 않는다"며 검찰을 겨냥한 듯한 비판을 쏟아내다가 마지막엔 조국 전 법무장관의 아내 정경심(57)씨를 응원했다. 오는 11일 구속기간이 만료될 때까지만 버티라는 의미로 보인다.

무엇을 버티라는 것일까. 닷새만 지나면 기소돼 더이상 검찰의 추궁을 안받아도 된다는 말인지, 검찰 조사에서 아무말도 하지 말고 버티라는 것인지 여러 해석들이 나온다. 그의 당부대로 조 전 장관의 아내 정씨와 동생 조모(52)씨는 대놓고 검찰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정씨는 지난달 23일 구속된 이후 모두 8차례 소환됐지만 세 번은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아예 조사를 거부했고, 두번은 조사 도중 조사 중단을 요청했다. 지난달 31일 구속된 조 전 장관 동생도 5차례 소환돼 두 번은 거부하고, 나머지 세번은 조사 중단을 요구했다. 검찰이 구속 수사할 수 있는 기간 20일 동안 70% 이상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와 조씨의) 조사 중단 요구와 불출석이 이어지고 있어 조사 시간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수사가 늦춰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조국 전 법무장관 아내 정경심씨와 동생 조모씨. /장련성 기자·연합뉴스
두 사람 모두 ‘건강 상태’를 이유로 들고 있다. 정씨는 구속되기 전 입원과 퇴원을 번갈아하며 머리 통증을 호소했다. 지난달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해오자 뇌종양과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고도 했다. 그러나 검찰에 병원과 의사 이름, 면허번호 등도 없는 입원증명서를 제출해 논란을 빚었다. 결국 지난달 23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을 때도 건강 문제를 호소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동생 조씨는 지난달 7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법원에 심사 일정을 미뤄달라고 했다. 갑자기 넘어져서 허리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검찰은 의사 출신 검사를 부산에 보내 조씨의 건강상태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 한 뒤 강제구인했다. 일부 언론에선 병원에 입원해 있던 조씨가 멀쩡하게 걸어다니고, 담배를 피우다가 병원 측에 적발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구속 피의자가 검찰 조사를 거부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구속 후 일체의 조사나 재판을 거부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드문 일이다. 법조계에서는 정씨와 조씨가 의도적으로 조사를 지연시키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대부분이다.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구속기간을 이런 식으로 시간을 끌다가 끝낼 경우 검찰 입장에선 수사를 종결하기가 어려워지고, 결국 공소사실 자체가 부실해 질 수 있다"면서 "특히 조 전 장관 조사를 앞둔 상황에서 두 사람의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조 전 장관에 대한 조사 자체가 불투명해 질 수도 있다"고 했다.

아내 정씨는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불법투자, 차명주식 헐값 매입, 증거인멸 등 모두 11가지 범죄 혐의를, 동생 조씨는 웅동학원 교사 채용비리, 허위소송에 따른 배임과 채무면탈 등 6가지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이들 혐의 대부분은 조 전 장관과 관련돼 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두 사람에 대한 조사가 차질을 빚자 검찰 내부에선 "수사 기간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조 전 장관은 과거 검찰 조사나 국회 국정조사에 불응하는 박 전 대통령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을 강도높게 비판했었다. 그는 2017년 2월 자신의 트위터에 박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 연기를 요청한 데 대해 "허용하고 그날 되면, 대통령이 출석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또 미뤄달라고 할 것이다. 허용하고 그날이 되면 준비 부족하여 출석이 어렵다 할 것이다. 온갖 꼼수로 3월 13일을 넘기려고 한다"고 했다. 그해 3월 13일은 이정미 재판관 퇴임일로, 이 재판관이 퇴임하면 탄핵 정족수 부족으로 박 전 대통령 탄핵 재판 자체가 무산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조 전 장관은 앞서 2016년 12월 트위터에 국정조사 출석을 거부하고 있던 우 전 수석을 향해 ‘우병우가 최순실 국정조사 출석을 피하는 꼼수’라는 기사를 공유해놓고 "이런데 쓰려고 법 공부했구나"라고 적었다. 조 전 장관은 후보자 시절 여러 차례 "검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다" "검찰이 필요하다면 휴대폰을 내줘야하지 않겠느냐"고 했었다.

서초동 한 원로 변호사는 "일가족이 구속돼 한꺼번에 아프다고 드러눕는 경우를 듣도보도 못했다"면서 "일반인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현 정권의 비호를 받고 있으니 ‘배짱’을 부리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는 "검찰 수사를 부실하게 만들어놓고 재판에서 다투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의지가 있는 검찰이라면 기소 후에도 추가 조사를 할 것이고, 지금처럼 수사를 방해하는 내용도 모두 조서에 기록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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