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월호 또 우려먹겠다는 정권과 검찰, 해도 너무한다

입력 2019.11.07 01:30
검찰이 6일 특별수사단을 만들어 세월호 사건을 다시 수사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세월호 특조위와 유가족 등이 당시 일부 생존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해경이 부실 대응을 한 의혹이 있다면서 전직 대통령과 자유한국당 대표 등 120여명을 고발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5일 "검찰은 신속히 전면 재수사에 나서야"라고 하자 다음 날 특별수사단 구성 방침을 밝힌 것이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검찰 수사와 국회 국정조사, 감사원 감사, 해양안전심판원 조사, 특조위 조사 등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절차가 거듭 진행됐다. 참사 직후 5개월 넘게 진행된 검찰 수사에서만 세월호 선사와 선원, 구조 해경, 해운업계 관계자까지 무려 400명이 입건되고 150명 넘게 구속 기소됐다. 그 재판 과정에서 선체 불법 증축과 평형수 부족, 부실한 화물 고정, 운전 미숙, 감독 소홀 등 참사를 야기한 원인들이 빠짐없이 드러났다. 더 이상 뭐가 더 필요한가.

국가기관이 총동원된 과학적 조사와 법원의 최종 판결로 결론이 내려졌는데도 현 정권이 들어서자 '7시간 행적' '기무사의 유가족 사찰' '특조위 조사 방해' 의혹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또 진행됐다. 상당 부분이 사실무근이거나 무리한 수사로 결론 났다. 151억원을 들인 1기 특조위 활동이 미흡했다며 출범한 2기 특조위도 1년 9개월째 '진상 규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으로도 모자라 또다시 특별수사단까지 만들어 대대적으로 재수사를 하겠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범죄 혐의를 수사한다는 것인지 알 수도 없다. 해경이 부실 대응을 했는지도 알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도 대통령, 장관이 부실 대응을 하라고 시켰다는 건가. 특수단을 만들겠다고 하지만 아무것도 더 나오지 않을 것을 검찰 스스로가 잘 알 것이다. 그래도 수사하는 시늉을 내겠다면서 특수단을 만든다고 한다. 검찰의 온갖 행태를 봐왔지만 이렇게 황당한 것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수사 대상은 자유한국당 대표 등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검찰 주변에선 조국 수사에 따른 여야 균형 맞추기라는 말이 나온다고 한다. 그렇다면 수사가 아니라 정치다. 정권이 위기에 몰리자 충견들이 다시 짖기 시작했다.


조선일보 A35면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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