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조국 임명에 국민 화났다" 했는데... 文, 대법원장 보며 "법원개혁 한말씀 해달라"

박정엽 기자
입력 2019.10.22 11:32 수정 2019.10.22 14:49
[2020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

文대통령, 불편한 질문에 무응답...국회의장의 남북관계 언급에도 반응 안해
이주영 국회부의장 "야당 목소리에 귀기울여 달라"에는 文 "워낙 전천후로 비난하셔서"
文, 본회의장 입장 때는 여당 의원들과, 퇴장 때는 야당 의원들과 악수
일부 한국당 의원들 文대통령과 악수 않고 퇴장⋯연설 때 여당서는 박수, 야당서는 야유 나오기도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 앞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등 5부 요인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등 여야 대표들과 환담을 했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에게 조국 전 법무장관 사퇴는 잘한 일이라면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청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 의장 접견실에서 시정연설에 앞서 환담을 하러 들어서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전 9시 36분쯤 국회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곧바로 국회 의장 접견실로 향했다. 이 자리에서 야당 대표들과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등과 악수를 나눈 문 대통령은 환담을 나눴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에게 "조국 전 장관이 사퇴하게 한 부분은 아주 잘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을 임명한 그 일로 인해서 국민들이 분노하고 화가 많이 난 것 같다"며 "이 부분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국민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황 대표 발언에 답하지 않고, 함께 있던 김 대법원장에게 "대법원에서도 법원 개혁안을 냈죠"라면서 웃었다. 이어 김 대법원장에게 "한 말씀(해달라)"고 했다. 이에 김 대법원장은 "대법원에서 10월에 법원 현안 관련 법 개정안을 냈다"며 "정기국회에서 개정안과 제도 개선안 관련해 좀 더 관심을 갖고 입안이 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한국당 소속 이주영 국회부의장도 "평소 야당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주면 대통령의 인기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런데 뭐 워낙 전천후로 비난들을 하셔서…"라며 소리내 웃었다고 환담 참석자들이 전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가운데) 대표가 22일 국회 환담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오른쪽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뉴시스
문 대통령은 또 문희상 의장이 남북 관계와 관련한 언급을 했지만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문 의장은 "남북 문제가 잘 되면 우리 민족이 도약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의회에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대통령이 깊이 생각해 신경 써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말을 들었지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곤란한 말에 대해 답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최근 미·북 대화와 남북 관계가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해 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환담장에서 문 의장에게 한일 의원 간 교류에 대해 묻기도 했다. 이에 문 의장은 "(그간 교류가) 많이 있었고, 이번에는 11월 3일 G20 국회의장 회의에 참여해 (일본) 동경에 가긴 가야 한다"며 "그 전에 벌써 이미 나흘 간 한일의원연맹 회의가 있어 일본이 주관하는데 (한국이) 50명 가고, 그쪽(일본)에서 150명이 참여한다. 세션별로 깊숙한 대화가 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오늘 (이낙연 국무)총리가 일본 천왕 즉위식에 축하사절로 가서 (국회 본회의와 환담에) 오지 못했다"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면서 여당 의원쪽 통로를 이용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문 대통령을 맞았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박수 치지 않고 문 대통령을 지켜봤다.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과 국무위원 중심으로 26회 박수가 나왔다. 문 대통령이 "일자리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 "핵과 미사일 위협이 전쟁의 불안으로 증폭되던 2년 전과 비교하면 우리가 가야할 길은 명백하다", "어떤 권력기관도 국민 위에 존재할 수 없다" 등의 언급을 할 때 한국당 쪽 의석에서는 야유 소리가 나왔고, 민주당 쪽 의석에서는 박수가 나왔다.

문 대통령이 "특권과 반칙, 불공정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왔지만"이라는 언급을 할 때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조국"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공수처 법안에 대해 언급할 때 여당에서는 큰 박수가 나왔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단체로 팔로 'X'자(字) 모양을 만들면서 "안돼요"라고 외쳤다. 문 대통령은 본회의장을 떠나면서 한국당 의석 쪽 통로를 이용했지만,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다가오기 전에 먼저 본회의장을 떠났다. 문 대통령은 남아있는 한국당 의원들과 악수를 했다. 문 대통령은 본회의장 밖에서 민주당 보좌진과 당직자들이 "문재인"이라고 외치자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회 시정연설을 마치고 본회의장을 떠나며 국회 관계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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