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원서 업적란에 백지 내고도, 공기업 이사된 이해찬 측근

김형원 기자
입력 2019.10.22 03:01

한국승강기안전공단 교육홍보이사, 자소서에 '시위 주동·지리산 완주'
논문·수상경력 쓴 지원자들 제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 인사가 지원서 한 면을 백지로 제출하고도 관련 경력이 없는 공공기관 상임이사로 채용됐던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그는 이 대표가 창업한 출판사 돌베개에서 8년간 근무했던 인연이 있다. 야당은 "이 의원이 민주당 대표로 확정된 지 한 달 만에 이뤄진 공공기관 상임이사 공모에서 황당한 채용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의원실이 입수한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지원 서류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출판사 돌베개 부장 출신 A(56)씨는 앞뒤 양면으로 구성된 교육홍보이사 지원서 뒷면에 단 한 줄도 쓰지 않고도 최종 합격했다. 지원서 뒷면에는 관련 분야 업적 등 5가지 항목에 관해 기재하도록 돼 있었다. 나머지 경쟁자 6명 가운데 지원서 뒷면을 '백지 제출'한 사람은 없었다. 관련 분야 논문 3편, 연구·과제수행 2회, 수상 경력 4차례, 국가 발전 기여 업적 3건, 국제화 활동 사항 2건을 기재한 지원자도 있었지만 A씨에게 밀렸다. A씨는 지원 서류에 별다른 안전 관련 경력을 적지 않았다. 대신 자기소개서에 "1983년 독재정권에 항의하고 민주주의를 실현하자는 취지로 교내 시위를 주동했다" "방송통신대 농학과에 2학년으로 편입하여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고, 유기농업기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지리산을 좋아해서 50차례 이상 완주했고 네팔과 히말라야 트레킹을 10여 차례 다녀왔다"고 썼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상임이사의 연봉은 1억12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은 "등산 좋아하는 게 승강기안전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했다.

A씨는 지난 7월 일본 홋카이도에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조직관리 리더십 역량 향상'을 출장 목적으로 기재한 그는 오타루, 삿포로에서 각각 한 차례씩 강의를 수강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강의 주제는 각각 '경영인의 건강관리' '세계화 시대와 한국 경제'였고, 강사도 모두 한국인이었다. 그의 출장 경비는 215만원이었다.



조선일보 A10면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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